김정은은 왜 화해 모드로 돌변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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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19.03.02 15:55


2018년에 들어 한반도 정세는 급작스러운 반전을 이뤘다. 김정은이 핵 폐기를 공언하고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등을 가지며 본격적으로 화해 공세를 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김정은의 급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대해 한국과 세계에선 “김정은이 과연 핵을 폐기할 의사가 있냐”는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어떤 사람은 김정은이 분명히 핵을 폐기하고 정상국가의 길로 나가기로 마음먹었다고 주장하고, 어떤 사람들은 김정은은 절대 핵을 폐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북핵 문제를 설명하려면 북한이 핵무기를 가져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설명해야 한다.
이에 대해 다양한 견해가 나온다.

핵 개발을 포기한 나라들은 종당에는 미국에 의해 체제가 무너졌고, 핵이 있어야 북한 체제를 수호할 수 있고, 핵이 있어야 북한에서 봉기가 일어났을 때 외부의 개입을 차단할 수 있고, 핵이 있어야 한국과 미국을 협박해 원하는 것을 얻어낼 수 있다 등이 북한 핵개발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논리다. 어떤 사람들은 핵무기를 써서 한국을 적화통일하려 한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적절한 설명이 아니다.

우선 핵 개발을 포기한 리비아가 무너진 이유는 핵이 없어서가 아니다. 리비아는 북아프리카에서 도미노처럼 일어난 시민혁명의 결과로 무너졌다.

핵이 있어야 북한 체제를 수호한다는 논리도 일견 맞는 말이지만, 맞지 않는 말이기도 하다.
왜냐면 이는 북한 체제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논리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국가나 인민을 위해 존재하는 나라가 아니다. 북한은 김정은 한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북한을 통치하는 김정은은 자신의 안위를 국가의 안위나 인민보다 더 우선한다. 북한이 인민을 위하는 체제였다면 고난의 행군 시기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어가면서도 저렇게 사회주의를 지킨다며 고집스럽게 버티지 않았을 것이다. 김정일 한 명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수십만이 굶어죽은 것이다. 지금도 그 속성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핵무기를 쥐고 있으면 김정은이 안전해지는가를 우선 따져야 할 것이다. 그런데 김정은의 안전은 핵무기와 큰 상관이 없다.

미국이 북한 체제를 붕괴시키려고 마음먹었다고 해도 전쟁까지 할 일은 없다. 그냥 김정은만 제거하면 된다.
지금 미국은 신발 사이즈까지 측정이 가능한 최첨단 정찰 장비로 김정은의 이동 경로를 손금 보듯이 파악하고 있다. 김정은을 제거하려면 언제든 가능한 일이다. 미국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 하는 것이다. 핵무기가 있다고 해도 미국의 능력은 달라지지 않는다.

즉 핵무기와 김정은의 안전은 상관관계가 크게 없다고 볼 수 있다.
핵무기로 미국과 한국을 위협한다는 시나리오도 현실성이 떨어진다. 북한이 핵무기를 쓰지 못하는 이상 그런 위협은 오히려 가혹한 대북 제재로 돌아와 실익이 별로 없다.

그럼 북한이 핵무기를 써서 한국을 공격할 수 있는가를 따져보면 이것도 사실 가능성이 거의 없다. 현재 북한 체제는 공짜로 줘도 한국을 통치할 능력이 못된다. 공짜로 줘도 못 먹는데 굳이 핵무기를 써가며 한국을 먹을 이유도 없다.
또 핵무기를 쓰는 순간 김정은은 살아남지 못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과 같이 발전된 나라가 핵무기로 순식간에 폐허가 되고,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들이 보복을 하지 않는다면 전 세계에 핵무기 보유 도미노 현상이 일 것이다. 강대국을 더 이상 믿을 수없는 상태에서, 각 국가는 저저마다 핵무기를 만들려고 할 것이고, 없다면 사오기라도 하려 할 것이다.

이는 세계 핵 질서의 붕괴를 의미한다. 핵무기가 통제에서 벗어나면 그에 대한 가장 큰 대가를 치를 나라는 세상에 적이 많은 미국과 중국이 될 것이다. 솔직히 핵무기가 거래 과정에서 어느 테러 단체에 들어가지 말라는 보장도 없다. 언제 워싱턴과 베이징에 핵 공격이 가해질지 모르는 위기가 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북한이 핵을 쓰면 핵강대국들은 즉시 응징해야 핵질서를 지킬 수 있다. 한국이 이미 핵무기로 무너진 상황이라면 미국은 물론 중국도 김정은 정권 제거에 주저할 이유도 사라진다. 핵질서를 지키기 위한 확실한 본보기 제거 대상은 김정은이 된다.

이런 점을 계산하면 김정은이 자기 목숨까지 내걸며 핵무기를 사용할 이유는 없다. 그런데 핵무기 보유의 실익도 없으면서 북한은 왜 핵무기를 기어코 개발했을까.

그에 대한 해답 역시 간단하다. 사실 북미 수교와 정전협정 체결은 북한이 1990년대 초반부터 줄기차게 해온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그동안 아무 것도 가지지 못한 밑천 없는 북한을 상대해 주지 않았다.

북한은 핵이 있어야 미국과 협상이 가능해 원하는 것을 얻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결국 그들의 예상은 맞았다고 할 수 있다. 핵무기를 만들고 미국까지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 능력을 증명하니 미국은 북한이 원하는 것을 해주겠다며 핵 폐기를 종용하며 적극 협상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핵무기를 폐기하고 북미수교를 맺으며, 경제 발전에 올인하는 것은 김정은 체제의 장기적 존속이라는 점에서 타당한 전략이다. 김정은의 보다 정확한 노림수는다음글에 계속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