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푸틴 정상회담 진짜 관전 포인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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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하 2019.04.22 16:39


북한 김정은이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24일~25일 사이에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만난다. 김정은과 푸틴의 최초의 회담이기도 하다.

이 회담은 북한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지, 그 관전 포인트를 집어 본다.

한국 언론에선 김정은이 기차를 타고 가냐, 비행기를 타고 가냐 이걸 가지고 많이 떠드는데, 사실 기차를 타고 가나 비행기를 타고 가나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블라디보스토크라니까 기차를 타고 갈 가능성이 훨씬 높다. 그리고 돌아오는 도중에 함경도 시찰도 한번 할 것이다.

확실한 것부터 말하면 이번 회담에서 김정은은 푸틴에게 엄청 아부할 것이다. 김정은에게 있어 시진핑과 푸틴은 자기 뒤에 버티고 있는 강대국 리더이자 더 중요하게는 평생 함께 갈 인맥이다. 시진핑도 종신 헌법을 통과시켰고, 푸틴도 죽을 때까지 러시아를 틀어쥐고 있을 것이다. 김정은에겐 이것이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김정은은 이미 지난해 시진핑에게 열심히 아부를 했다. 작년 초 남북관계 화해무드로 판이 확 바뀌자 중국은 갑자기 급해졌다. 그래서 특사를 보냈다.

“야, 김정은, 너 지금 뭐하자는거냐”고 물은 것이다. 이럴 경우 특사에게 설명하면 되는데, 김정은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시 주석에게 직접 가서 설명하면 안될까요?”라고 요구해 관철시켰다. 사실 중국은 장성택 처형 이후 김정은을 무시해 그렇게 오고 싶어 해도 오지 못하게 했는데, 2018년 초의 판세를 보니 가만 두면 뭘 할지 몰라 불안한 것이다.

그래서 시진핑은 “오케이 만나자”를 했고, 김정은은 절호의 기회를 타서 시진핑을 만나게 된 것이다.

4월 남북정상회담 뒤에도 중국은 남북이 뭘 협의했는지 궁금했다. 보통 정상회담하고 주변국에 통보하는 것은 외무상 정도가 특사로 가서 설명하는 것이 관례다. 그런데 김정은은 또 한번 요청했다. “제가 직접 가서 시 주석 만나 설명하면 안 될까요”라고 말이다. 결국 시진핑은 당 대회 일정으로 바쁜 와중에 대련에 불러 만났다.

이건 김정은이 매우 영리하게 외교력을 발휘해 처리 잘 한 것이다. 이걸 활용하지 않으면 시진핑이 또 언제 보자고 하겠는가.

시진핑을 만나 그가 진짜로 원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아래와 같은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신도 평생 해먹을 건데, 나도 북한에 평생 해먹을 거니 우리 친하게 지냅시다. 나 시진핑의 가장 충실한 친구가 되겠습니다. 나 제거해봐야 북한이 붕괴되고 감당도 안 될 것이데, 리더십 있는 내가 다스릴 때가 중국의 국익에도 부합합니다. 그러니 우리 지금처럼 평생 같이 잘 지냅시다.”

하노이 회담 뒤에 시진핑은 김정은을 만나주지 않았다. 화가 난 것이다. 그러자 양다리 외교의 고단수인 북한이 또 수를 썼다. 이번에는 푸틴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확실한 메시지다.

김정은은 푸틴을 만나 시진핑에게 했듯이 “나도 평생, 당신도 평생. 우리 사이좋게 평생 갑시다. 나 이래도 믿을만한 남자고, 푸틴에게 진짜 잘하겠소”라고 어필할 것이다

푸틴도 북한이 중국에게만 붙어 불만이 컸는데 김정은이 충성을 맹세하면 뿌듯한 것이고, 이 카드로 미국과 중국에 말을 붙일 여지가 있게 된다.

시진핑은 속으로 “아, 저 넘 봐라. 푸틴에게 가붙네”라고 생각해 애간장이 탈 것이다.

김정은은 이런 외교로 시진핑과 푸틴에게 모두 중국과 러시아를 위해 열심히 애를 쓸 믿을 만한 지도자임을 보여주고, 친분을 쌓아 뒷배를 만들려 애쓸 것이다.

이것이 김정은 러시아 방문의 가장 주요한 목표라고 생각한다. 장기 집권하려면 푸틴과 시진핑에게 다 잘 보여야 하는 것이 필수다. 특히 대북제재로 북한이 불안정할 수록 결국 손을 내미는 것은 푸틴과 시진핑이 될 것이다.

경제적 측면에서 말할 때 김정은이 대북제재 해제가 안 될 경우를 대비해 러시아에 가장 기대할 것은 원유다. 사실 중국에서 들어가는 송유관이 거의 잠긴 상태에서 이제 유일한 구세주는 러시아이다. 과거에도 북한은 중국에선 석유를 들여와선 석탄 팔아 갚았다. 그런데 러시아는 지난번 2011년 김정일 방문 때 북한에 갖고 있던 과거의 110억 달러 채무를 90% 정도 탕감했다. 엄청 손이 큰 것이다.

중국보다 장사꾼 기질이 훨씬 덜한 이런 러시아라면 석유를 들여와도 당장 돈 내라고 하진 않을 것이다. 그리고 북한과 러시아 사이엔 미국의 눈을 속이고 석유를 들여갈 비밀통로도 얼마든지 가동할 수 있다. 김정은에게 제일 절실한 것은 바로 이 원유다.

또 하나 북한 노동자들이 러시아 연해주 농지 개발을 하는 것은 대북 제재 규정을 우회할 가능성이 있기에 주목해 봐야 한다. 농지개발을 해서 식량을 생산해 북에 들어가면 러시아가 돈을 준 것도 아니고, 또 북한이 인력 송출해 외화를 벌어간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 언론에서 주목하는 북한 노동자 파견은 러시아도 미국의 눈이 있어 함부로 못할 것이다. 김정은에게도 그게 그리 급한 것은 아니다.

러시아에 파견돼 있는 노동자는 3만 명 수준으로 알려졌는데, 이들의 1년 1인당 국가 과제가 6000달러이다. 3만 명이 국가과제를 다 하면 1억8000만 달러 정도 버는데, 이 돈 중에서 파견회사가 떼고, 또 어디서 떼고 하면 당 자금으론 많이 잡아야 1억 달러 정도 들어간다. 김정은에게 이 정도는 없으면 못 살 정도로 대단한 돈은 아니다. 그러니 노동자 파견과 비자 문제는 회담에서 주요하게 다룰 의제는 아니다.

러시아 역시 북한을 틀어쥘 필요가 있다. 현재 북한은 공업의 근간이 러시아 표준으로 건설됐고, 군도 러시아 무기 체계로 구성됐다. 러시아 입장에선 전 세계에서 북한처럼 러시아 표준시스템으로 구성된 나라는 없다.

만약 통일하면 미국 표준으로 설계된 한국에게 시장을 떼울 것이니, 러시아 입장에선 그냥 분단돼서 북한이 자기들 기술에 매달려 사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북러 회담은 양국간 우호관계를 확인했다는 식의 추상적이고 일반적인 발표만 나오고 실질적으로 둘이 뭘 공론했는지는 거의 발표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엄영남 04/22 18:59 수정 삭제
다리 부러진 노루 한곳에 모인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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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전 04/23 08:18 수정 삭제
이렇게 보면 김정은이 꽤나 머리 잘돌아가는 놈같아요. 중국,한국,러시아와의 관계를 적절히 조율하는 느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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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바킨 04/24 09:37 수정 삭제
한국은 예전에 균형외교 운운하며 미국 중국이랑 간을 봤지만 별 소득이 없었던 거 같은데 북한은 다른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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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ehwan Bae 04/26 17:02 수정 삭제
세상이 항상 의도대로 돌아가지는 않습니다. 김정은의 의도야 너무 뻔한데 이번 회담후 일정취소하고 빨리 돌아가는거보면 그리 좋은 결과는 없었다고 보입니다. 푸틴도 지 코가 석자라서 딱히 해줄건 없죠. 북한이 자기들에게 메달리는 형국을 그냥 즐기는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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