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128만 명 거품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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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하 2019.04.30 17:13


탁성한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이 2019년 4월 30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4월 북한경제리뷰에 게재한 '북한군 실제 병력수 추정 및 향후 전망' 보고서에서 북한 정규군 병력을 104만8000명으로 산출했다.

이에 따르면 작년 북한군의 실제 병력 규모는 105만 명 수준으로, 국방부 발표를 비롯한 기존 추산이 다소 과대평가됐다는 주장인 셈이다.

탁 위원이 작성한 보고서는 통계청이 추계한 북한의 16세 남성인구를 활용해 한국과 같은 징집률 70%를 적용하고, 정규군과 별도 조직인 준군사력과 조기 제대자 수 등을 제외해 이러한 수치를 도출했다고 한다.

이 방법으로 북한 정규군 추세를 살펴보면 2001년에는 94만4000명이었다가 2006년에 100만 명(101만명)을 돌파했다. 이후 2013년 110만5000명으로 정점을 찍고 서서히 감소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판단했다.

보고서는 1980년대 말 북한군 병력이 125만 명 수준이었다거나 2008년 기준 104만∼116만명이었다는 기존 연구는 다소 과대평가됐다고 판단했다.

국방부는 북한군 병력을 2000년대 초반 119만 명, 2008년 120만명, 2016년 이후 128만 명으로 발표한 바 있다. 보고서 연구 결과와는 상당한 차이가 난다.

하지만 탁 연구위원의 보고서도 정확하다고 볼 수는 없다. 북한군 병력 숫자를 추계할 수 있는 통계를 믿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북한의 대학생 숫자나 복잡한 초모제도도 고려돼 있지 않다.

북한은 대학에 가면 군 복무는 이공계 3년 인문계는 5년 정도만 하면 된다. 한국 국방백서는 북한군 정규 병력을 항상 119만 명으로 발표해 오다가 북한 인구가 줄고 있는 상황과 다르게 심지어 128만까지 늘여놓았다.

그렇지만 북한도 1990년대 급격한 아사 사태를 겪었고, 출산율이 30%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알려져 국방백서의 신뢰성에는 의문이 있을 수밖에 없다.

유엔인구기금의 조사는 북한군 병력숫자에 대한 보다 객관적인 자료를 제공해주고 있다. 실제 이 조사 자료를 인용해 2015년 12월 정영철 서강대 교수가 국회정보위원회에 제출한 ‘북한의 인구통계와 사회변화 : 교육체제의 변화와 군대 규모에 대한 새로운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정규군 병력은 50만~75만 명으로 추정됐다.

정 교수 역시 필자와 마찬가지로 지역별 인구 총계와 연령별 인구 총계의 차이에서 연령별 인구가 지역별 인구에 비해 70여만 명이 많은 것으로 집계된 점, 그리고 이 차이가 15~29세 남성에 집중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령대별 분포를 보면 20~24세 구간에서 지역별 인구보다 40만 명 더 많았고 그 중 38만5000명이 남성이었다.

다음은 15~19세 18만9000명(남성 16만6000명), 25~29세 8만7000명(남성 8만7000명) 순이었다. 15세 미만의 연령대에서는 지역별 인구와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 의무교육이 끝나는 16세부터 군 입대가 시작된다고 했을 때 연령별, 지역별 인구 차이는 북한의 정규군 병력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강력하게 추정할 수 있다.

이러한 주장은 16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직업별 인구 통계를 통해서도 뒷받침된다. 2008년 당시 북한 전체 인구에서 16세 이상 인구는 1806만9000여명으로 집계됐으나, 학생을 포함한 직업·산업별 인구 항목에서는 16세 이상 전체 인구를 1736만6000여명으로 표시했다.

70만2000여명이 누락된 것이다. 정 교수는 “누락된 인원은 조사된 직업군의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특정 집단일 가능성이 크며 이들 대부분은 정규군 병력을 의미할 것”이라고 추론했다.

또한 정 교수는 1993년 인구일제조사 당시 541만여 명이었던 15~29세 그룹이 2008년 조사에서 591만여 명(30~44세)으로 50만 명 증가한 데 대해 “1993년 당시 연령별 인구에 빠져있던 특정 집단이 2008년 조사에서 연령별 인구에 포함된 것이며 군에서 전역한 수치라고 볼 수 있다”고 풀이했다.

마지막으로 1993년 조사 당시 연령별 인구에서 군 정규 병력을 제외했으나, 2008년 조사에서는 연령별 인구에 군 정규 병력이 포함된 점에 비춰 이 두 시점의 성비를 비교했을 때 1993년 당시 숨어있는 남성 인구수가 75만 명이라고 계산했다.

이러한 통계에 의하면 정규군 병력을 작게는 50만 명, 많게는 75만 명 정도로 추론할 수 있는데, 이는 국방부에서 발표하는 120만 명에 비해 적게는 55만 명, 많게는 70만 명 정도 적은 수치다. 국방백서에 언급된 북한군의 규모는 추정의 근거가 없다. 물론 인구통계를 통해 정확한 수치를 추정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우리에게 상식처럼 알려졌던 ‘북한군 100만의 신화’는 말 그대로 근거 없는 ‘신화’에 불과할 확률이 훨씬 높다.

결론적으로 볼 때 나는 북한군 병력을 105만으로 보는 탁성한 위원의 평가는 매우 보수적인 평가라고 보며, 50만~75만 명으로 보는 정영철 교수의 평가는 또 너무 많이 나갔다고 본다. 그래도 정확도를 따지면 정 교수의 말이 더 비슷하다고 보는데, 내 주관적 관점으론 80만 명 정도라고 본다.

사실 인구 13억의 중국이 225만의 병력을 유지하고, 인구 3억의 미국도 150만 명 수준, 인구 5000만 명의 한국도 65만 수준을 유지하는데, 고작 인구 2000만 명의 북한이 128만 병력을 운용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이해되지 않는 일이다.

그럼에도 북한이 우리 병력이 얼마라고 공개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한국이 128만 명으로 평가해주면 감사할 일이다. 가뜩이나 없는데 많다고 해주니 얼마나 좋겠는가.

또 하나, 이것은 또 다른 문제이지만 실제 군 병력 숫자는 북한 인민무력부에 올라있는 숫자보다 훨씬 다를 것이다.

많은 탈북자들을 인터뷰해보면 정원을 채운 부대가 거의 없다. 대개 80% 정도만 정원을 채우면 그 지휘관은 훌륭하다고 평가받는다. 나머지 20%는 영양실조나 물자 보장 등의 명분으로 집에 가서 살고 있다.

자, 실체는 이런데, 내년 국방백서에는 또 북한군 병력숫자가 128만 명으로 발표될 것이다. 국방부는 왜 북한군 병력숫자를 이렇게 늘이려 하는 것일까. 병력수가 2배로 뻥튀기됐다면 북한군 다른 전력은 뻥튀기 돼 있지 않을까. 한국 국방부는 왜 그러려 할까. 그 이유는 독자들이 잘 알 것이다.


   
And Lee 05/10 00:45 수정 삭제
행정학적으로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모든 정부조직은 몸집을 불리고 부서의 파워를 늘리는 쪽으로 움직입니다 파워란 것은 결국 예산이구요 그래서 부서들이 없는 문제도 만들어 내는겁니다 그래서 제가 농담으로 하는 말이지만 남녀평등을 세상에서 제일 바라지 않는 부서가 여성가족부일거라는 말을 한 적이있는데 똑같은 말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어쩌면 세상에서 통일을 제일 바라지 않는 부서가 통일부일 수도 있습니다 부서가 존재하는 이유가 사라질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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