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성냥에서, 고려항공 기내식까지… 북한의 3경제위원회를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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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준 2019.05.02 17:23

김정은의 개인 사저로 추정되는 건물. 사진출처: 타스통신.

북한에는 3개의 경제위원회가 존재한다.  

북한 군수산업 전반을 총괄하는 제2경제위원회에 대해서는 북한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한번쯤은 들어 보았을 것이다.

민수산업과 군수산업을 완전히 분리하여 계획, 생산 ,공급 전 과정을 국가가 운영하는 것은 북한과 같은 고도의 중앙집권제적 사회주의 체제에서나 가능하다고 본다.

그런데 2경제는 군수산업이란 것을 누구나 알지만, 2경제위원회가 있으면 1경제위원회가 있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그러나 북한에는 1경제위원회라는 공식 기관은 없다. 대신 민수경제를 1경제라고 대개 인식한다.

민수경제는 1경제, 군수경제는 2경제라는 북한식 경제 구분법을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왜냐면 경제라는 큰 범주 안에서 방위산업, 에너지산업, 반도체산업 등으로 나누는 것이 훨씬 논리적이고 이치에도 맞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은 그렇지 않다. 대신 그만큼 군수산업이 북한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과 위상, 독립성, 규모가 어마어마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런데 제3경제위원회라는 것이 또 있다고 한다면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참 궁금하다.

3경제위원회는 한마디로 김정은의 뒷주머니라고 보면 된다. 그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김일성이 내각 수상으로 있을 때의 내각 재정경리부가 시작이다. 당시의 내각 재정경리부는 수상과 부수상, 장관들의 생활보장을 위한 후방경리부서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김일성이 주석으로 취임하면서 1973년 오직 주석의 생활과 국내 및 대외활동에 필요한 물자를 보장하기 위하여 (금수산의사당경리부)라는 비공개 기관이 발족된다.

오직 수령님만의 생활과 건강, 활동을 위한 물자 보장이라는 모토아래 창설된 이 기관은 수령 개인과 관련된 모든 것은 비밀이라는 비밀보장수칙에 따라 관련 예산 및 활동은 비공개이고 내각과 노동당 그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으며 사업보고를 김정일에게 직접 하고 지시를 받아 움직였다.

현재 기관은 대규모 농장, 목장 외, 채소농장에 맥주공장, 술 공장, 유유제품 및 고기가공품, 당과류 생산 종합식료품공장, 담배공장, 병생산공장, 미술품 및 공예품 창작사, 연구소, 운송기업, 무역회사 등을 소유한 생산지도 및 유통 연합체로 발전하였고 소속된 종업원만 수만 명에 이른다.

북한에서 식품 최고의 브랜드인 룡성맥주, 태평소주, 룡성특수식료, 대성담배는 북한 주민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아마도 장마당을 통한 시장경제의 발전으로 경쟁적으로 시장에 좋은 상품들이 출품되고 해외에서 많은 식료품이 수입되기 전까지는 룡성제품을 소비하는 것이 권력과 부의 상징이었던 때가 있었다.

현재 북한 유일의 항공사 고려항공 소속 여객기 기내식과 음료도 금수산의사당경리부에서 납품하고 있으며 최근 베트남 북미 정상회담 때 화제에 올랐던 김정은의 성냥도 여기 제품이다.


잘 나가던 이 기관에도 위기가 찾아오는데 김일성이 사망하면서 존립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그러나 방대한 식품 생산기반에 기초하여 김씨 일가와 당정군의 최고위간부들, 각종 국가행사에 물자를 보장하며 수령 명의의 선물생산 및 공급 기능도 있어 기관은 그대로 존속하게 된다.

그 과정에 이름도 여러 번 바뀌게 되는데 창립 날자에서 기반해 73총국으로, 다시 김일성을 상징하는 의사당이라는 말을 빼고 (금수산경리부)로, 다시 제3경제위원회로 기관명칭을 바꾸게 된다.

2008년 제3경제위원회로 명칭을 바꾸고 당 39호실과 함께 당 외화벌이 부서의 양대 축이 었던 38호실이 해산 되여 2009년에 통합되면서 그 규모는 거의 배로 커지게 된다.

38호실은 평양과 지방에 수십 개의 전용 외화상점, 외화식당을 가진 유통 및 외식회사와 선박회사, 의류회사, 도매회사, 지어 은행까지 산하에 두고 내수 외화시장을 목적으로 설립한 당 외화벌이 부서이다.  

노동당에 한 개도 아니고 2개의 외화벌이 부서를 운영하는 데다 노동당에서 하다하다 상점과 식당까지 운영한다는 부정적 여론에 부담을 느낀 김정일은 2009년경 다시 38호실을 해산하고 산하의 외화벌이 지도국들(무역회사)을 금수산경리부와 통합하도록 지시한다.

38호실은 2000년에 이미 한차례 해산 되였었는데 산하의 수많은 기업들이 소속될 상급기관을 확정하지 못하고 존재하다가 관계자들이 이전의 지위대로 복귀하기 위하여 와신상담하던 끝에 38호실의 필요성을 김정일에게 설득시켜 2008년 1년 만에 재탄생한다.

3경제위원회라는 명칭을 주장한 기관 간부들의 논리는 금수산경리부가 규모가 방대한 특수한 성격의 조직이라는 것, 자기들 기관이 내각 소속도, 당 소속도 아닌 독립적이고 종합적인 비공개 기관이라는 것, 즉 특수성을 내세운 세 과시인 셈이다.

기관의 명칭과 소속, 급을 정하는 에는 간부들의 개인적 이해관계가 많이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기관을 지도국이냐, 총국이냐, 위원회로 하는가에 따라 기관의 급과 편제인원, 간부들 개인 직무의 급이 결정되며 전용승용차, 이용 가능한 병원, 간부전용상점도 좌우되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제3경제위원회의 성격을 규정한다면 노동당 부서 밖에서 김정은을 위한 통치자금을 벌어들이며 필요한 물자를 생산 보장하는 생산 및 무역, 유통 등 광범위한 분야의 기업들을 관리하는 기관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이다

북한 최대의 관광기관인 조선관광지도국(조선국제여행사)도 현재 3경제위 소속이다.

제3경제위원회가 발족한 후 2년 후인 2011년 다시 김정일의 지시로 (제3경제총국) 으로 명칭이 바뀌는데 김정일이 3경제위원회라는 이름이 너무 과도하다고 핀잔했다고 한다.

처음 제의서가 올라왔을 때는 명칭을 쓰라고 허가하고 다시 과하다고 비판하는 김정일의 변덕을 북한에서 공무원으로 일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한번쯤은 경험하였을 것이다.

대북제재로 자금줄이 꽉 막힌 지금도 북한의 제3경제총국은 김정은을 위한 통치자금을 벌어들이기 위해 열심히 머리를 짜내고, 외국의 음지에서 활약하고 있다.

필자 한성준 : 김일성대 졸업. 전 북한 무역회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