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물류중심지-평양 서포화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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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준 2019.07.10 11:44

사진출처: 싱가포르 사진작가 아람판 홈페이지

경제에서 물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그 중요성에 비해 그 간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지 있지 않았다. 최근 4차 산업혁명시대로 가면서 물류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북한도 경제라는 것이 존재하기 때문에 물류센터가 당연히 있다. 그러나 북한 물류센터에 대해 알려진 바는 거의 없다. 물론 상업이 활발하지 않기 때문에 물류센터 숫자 자체가 그리 많지 않다.

우선 북한에선 물류센터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대규모 센터 개념으로 지구라는 말을 쓴다. 아마 센터라는 것이 외래어이기 때문에 그렇게 지칭된 것으로 보인다.

또 자재창고는 자재상사, 사업소 등의 말을 사용한다. 가령 ○○자재상사, ○○항 무역지사, ○○버스사업소 등으로 불리는 식이다. 통일이 되면 이름만 들어도 명확하게 이런 말들을 정리할 필요성이 있다.

북한의 각 지역에 수없이 많은 물류센터와 같은 보관창고가 있지만 이중에서 가장 큰 것이 평양 서포구역 물류지구이다. 서포 물류지구가 북한 내 물류분야에서차지하는 지역적 중요성과 규모, 접근성은 다른 물류지구와 비교가 불가하다.

그렇다면 어떤 이유로 서포지구가 대규모의 보관창고들이 밀집된 물류중심의 하나로 조성되고 발전하였는지를 알아보는 것 도 흥미로울 것 이다

우선 북한의 운송체계는 북에서 쓰는 말을 그대로 옮긴다면 주철보도형이다. 즉 철도운송이 기본이고 도로운송이 보조적 역할을 하는 방식이다. 한국은 반대로 주도보철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한국의 철도운송의 경우 여객운송이 기본이고 수익도 여기에서 나오지만 북한은 철도를 통하여 장거리 여객 및 화물운송을 보장 한다

여기서 철도의 경우 평양을 중심으로 북한의 대부분 철도노선이 연결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즉 평양-신의주행, 평양-온성행, 평양-남포행, 평양-사리원행, 평양-해주행 등 노선들이 모두 평양을 시작점 또는 종점으로 하고 있다.

물론 도와 도를 연결하는 지역간 간선 노선들도 있지만 북쪽에서 남쪽 지역까지 가려면 필수적으로 평양을 거치지 않을 수가 없다. 또 서해안에서 동해안으로 이동하려 해도 평양을 거쳐 갈수밖에 없다.

고도의 중앙집권적 사회주의 체제인 북한은 수도 평양과 주변에 내각 경제부처들과 군수경제관련 총국들, 무력관련 기관, 중앙기관, 특수기관들이 집중 되여 있기 때문에 평양의 중요성은 더욱 크다.

그런데 일제시기에 만들어진 평양역은 규모가 작기 때문에 여객 운송만 담당하기도 벅찬 실정이다. 따라서 평양역을 대신할 화물역이 필요하게 됐는데, 북한은 이를 서포지구에 만들었다.

서포화물역 모습

서포에 화물역이 들어서다보니 서포화물역을 중심으로 각 부처와 기관들을 위한 수십 여개의 물류창고들이 조성되게 된 것 이다.

이러한 기관들은 대부분 이른바 자재상사를 가지고 있는데 자재상사는 대규모 보관창고를 가지고 운영하면서 기관과 산하 공장, 기업소들에 필요한 물자, 원자재와 원료들을 보관하고 운송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리므로 평양의 서포화물역은 북한 전역에서 수많은 화물이 모였다가 다시 지역별로 보내지는 화물처리 중심지의 하나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서포에 가면 무장보위대가 많다. 견장을 달지 않은 적위대 군복을 입고 총을 멘 사람들을 거리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이들은 기관 보관창고를 경비하는 무장보위대인 것이다.

서포지구에는 대공무력도 밀집돼 있다. 북한 당국이 이 지역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유사시 항공폭격을 막기 위해 주변 야산들에 많은 고사포 무력을 배치하여 놓고 있다.

서포화물역은 무역 물류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중국에서 철도를 통하여 수입되는 모든 수입화물도 신의주가 아닌 서포화물역까지 와서 최종 하역되며, 일단 역에 보관하였다가 재운송 되고 있다.

그래서 서포화물역에는 세관과 검역 기관들이 상주하고 있다. 평양순안공항과 마찬가지로 이 역시 평양에 존재하는 중요한 세관이 되고 있다.

물론 이곳은 각종 물류를 다루기 때문에 북한에서 말하는 소위 '먹을알'이 짭짤한 곳이다. 중국과 다른 국가들 사이의 무역액 차이를 감안한다면 서포화물역 세관은 북한 국가보위부 간부들의 비자금 조성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기지라 할 수 있다.

앞으로 남북경제협력이 본격화되더라도 갑자기 새로운 물류센터를 만들기엔 시간이 많지 않다. 경의선이 연결되면 북한으로의 철도를 통한 물자 운송은 서포화물역이 핵심 중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필자 한성준 : 김일성대 졸업. 전 북한 무역회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