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룸살롱의 영업방식, 식비는 식당꺼, 화대는 내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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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하 2019.07.12 11:14


어둠의 문화가 자리 잡지 못한 도시가 세상에 어디 있던가. 평양도 조용히 찾아보면 당연히 성매매까지 하는 식당을 찾아볼 수 있다.

술만 파는 것이 아니라 성 접대까지 함께 하다 발각되어 처벌받은 식당도 적지 않다. 2017년 초여름에 성매매 사실이 발각되어 처벌받은 평양 평천 구역 '청춘식당'의 사례를 들어보자.

워낙 외진 조용한 골목에 자리 잡은 자그마한 이 식당은 초기엔 별로 이목을 끌지 못했다. 식당 소속은 중앙 청년동맹 소속.

참고로 평양의 각종 간판을 단 식당들은 중앙 및 시급 또는 구역급 등 각급 단위에 소속되어 있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모두가 국가 소속의 식당인 것은 아니다.

개인 명의의 식당 영업이 안 되기 때문에 수입을 일정 비율로 나누기로 하고 어느 기관에서 명의를 빌린다. 물론 힘 있는 기관의 명의를 빌릴수록 뜯어 가는 사람이 적다.

소속 기관이 힘이 없으면 보위원이 찾아와 트집 잡고, 보위부원이 찾아오고, 심지어 배전소까지 찾아와 뜯어 간다. 대신 소속 기관에 내는 돈은 적다고 보면 된다.

인민봉사총국 산하의 '옥류관' '경흥관' '청류관'을 비롯한 유명 고급 식당과 시급 식당들, 각 구역 종합식당 산하 식당들을 제외한 명목상 각급 기관의 산하 식당들은 전부 개인 식당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식당 사장을 북에선 책임자라고 한다. 그렇다고 그 식당 책임자가 곧 투자한 사람인 것은 아니라, 어떤 사람들은 '돈주'들에게 돈을 빌려 자신이 경영하기도 한다. 사정이 이러니 식당을 열었는데 장사가 안 되면 다른 개인에게 팔기도 한다.

평양엔 인민봉사총국 산하 식당이 숫자로는 제일 많다고 한다. 그러나 최고급 식당은 대체로 힘 있는 무역회사나 성 중앙 기관 산하 기관으로 되어 있다.

다시 청춘식당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이 식당도 장사가 잘 안 되자 책임자가 식당을 매물로 내놓았고, 다른 개인이 이 식당을 사들였다.

새로 산 책임자는 영업 방식을 바꾸었다. 무조건 최고로 예쁜 아가씨를 종업원으로 뽑았다. 그리고 식당에 상점도 함께 열어 물건도 판매했다. 이런 전략은 차츰 통했다. 점점 돈을 엄청 버는 식당으로 바뀐 것이다.

이 식당에서 100m쯤 떨어진 곳에 영광식당이라는 외화 식당(고급 식당)이 있었고, 그 외에도 장사가 잘되는 식당이 몇 개가 있었다.

그런데 영광식당을 찾던 손님들이 어느 날부터 점점 청춘관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것이다. 밤새도록 불야성을 이루며 영업도 번창했다.

청춘관은 주민이 거주하는 아파트 1층과 지하층을 사용했는데, 아파트 거주민들이 밤에 시끄러워 잘 수가 없다고 여러 차례 신소를 했지만 모두 무시됐다.

그러나 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한동안 알려지지 않았다. 방들이 워낙 밀폐가 잘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끝내 발각됐다. 한밤중에 마음먹고 식당을 급습한 한 간부가 뙤창을 통해 끝내 성행위 장면을 건져낸 것이다.

청춘관은 결국 영업 중지를 당하고 책임자는 감옥에 갔다. 이 식당이 주민 신고에도 무사히 영업했던 것은 식당이 위치한 구역의 담당 보위원과 보안원, 검찰소 간부들이 모두 단골 고객이었기 때문이다.

미모의 접대원은 손님을 끌어들여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의 요리를 주문하도록 해(평양에서는 "요리를 주문한다"라는 말보단 "요리를 뗀다"라는 말을 더 많이 쓴다) 식당의 수입을 높여주었다.

그 대신 밤새껏 손님과 함께 놀아주고 받은 돈은 100% 자기가 가지도록 계약을 했다. 그러니 성매매 때도 구체적인 가격표를 만들어놓고 그야말로 '능력껏' 일했던 것이다.

대개 이런 식당은 증거가 잡히기 전에 이미 주변 아파트에 소문이 날 수밖에 없다. 성매매가 번창할 때 주변 아파트 주부들은 남편이 이곳에 드나드는지, 혹은 그 앞을 지나가는 지까지 눈을 부릅뜨고 감시했다고 한다.  

청춘관은 하나의 사례일 뿐, 잘 찾아보면 평양 시내 곳곳에 이런 식당이 여러 개 잘 숨어 있다. 믿는 친구를 만나면 이런 곳으로 안내해줄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