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의사들의 사는 법, 병원 치료비는 얼마나 내야 하나
983 0 0
주성하 2019.07.25 15:17


평범한 주민을 위한 무상치료제가 사실상 사라진 북한에서 의사들은 어떻게 먹고 살까.

물론 방식이 한두 가지라고 규정할 수는 없지만 가장 일반적인 몇 가지 방식을 소개해보자.

우선 우선은 환자에 대한 치료다. 어떤 환자를 맡아 완쾌시키는가에 따라 보수도 달라진다.

보수는 물자로 받을 수도 있고 현금으로 받기도 하지만 큰 간부를 만나기만 하면 운명 문제도 처리할 수 있다. 즉, 집 문제를 해결하거나 자식의 대학 추천이라든가 친척의 간부 진급이라든가 하는 문제도 순조롭게 해결할 수 있다.

중앙당 간부 전용인 봉화진료소 같은 곳은 간호원만 되어도 권한이 대단해진다. 북한에서 제대군인 출신 당원에 김일성대와 같은 중앙대학을 졸업하면 간부가 될 수 있는 자격을 다 갖춘 셈이 된다. 그런데 선이 없으면 출세가 쉽지 않다.

이럴 때 봉화진료소 간호원을 배우자로 얻으면 크게 덕을 볼 수 있다. 아내가 치료를 담당한 중앙당 간부를 움직여 남편을 출세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남편이 어디까지 승진할 수 있을지는 자기가 담당한 중앙당 간부를 어떻게 얼마나 녹여내는가 하는 능력에 따른다.

이제는 병원에 찾아갈 때 담배 한두 갑쯤은 갖고 가는 것이 평양 사람들 속에서 하나의 ‘도덕’으로 인식된다. 앞서 말했듯이 북한에서 가장 많이 통용되는 뇌물이 담배 한 갑이다.

병원에 가서 주사 한 대를 맞거나 침 한 대를 꽂아도, 간단한 검사를 한 번 해도 담배 한 갑쯤은 의사나 간호원에게 주어야 한다.

그들도 이쯤 받는 데는 아무런 미안함을 느끼지 않는다. 너무 습관화되다 보니 수치감 같은 것은 전혀 느끼지 않고 그냥 치료해 준 대가를 받는 셈으로 생각한다.

병원의 급수나 의사에 수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전공으로 본다면 요즘 평양에서 일반적으로는 치과 의사들의 수입이 상당히 괜찮다고 한다.

이를 빼거나 교정하거나 틀니를 하는 경우, 자재를 의사가 직접 마련한다는 명목으로 자재 값을 자기 마음대로 부를 수 있는 것이다.

완전 틀니 같은 것을 하려면 100달러 정도 필요하다고 한다. 물론 재료와 기능에 따라 가격이 오르내리지만 대체로 이 가격이다.

물론 북한 실정에서 임플란트 같은 것은 거의 불가능하고, 틀니 정도에 이 정도 가격이 형성된다. 그런데 최근에는 외국에서 기술을 배워 임플란트를 해주는 의사들까지도 가끔 생겨났다고 한다.

단, 재료는 환자가 준비해야 한다. 그래서 돈 좀 있는 사람들은 무역꾼들에게 부탁해 중국에서 재료를 들여다가 진짜처럼 든든한 이발도 박아 넣는다.

기타 골절 수술과 같이 특수한 재료가 필요한 모든 수술은 환자가 재료를 직접 대거나 재료비를 부담하지 않으면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

이렇게 달러를 주무르기엔 치과가 제일 적격인 것이다. 또 돈을 벌기 위해선 발전된 의술을 연마해야 하는 것은 필수다.

평양산원은 평양에서 살고 있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입원해본 곳이다. 평양에서 사는 모든 주민은 첫 자식만은 평양산원에서 낳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물론 둘째부터는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이때부터 뇌물이 적잖게 오간다.

2010년대 초반 평양산원에서 ‘무통해산법’이라는 것을 개발했다고 크게 떠든 적이 있다. 이 방법으로 이제는 여성들이 고통 없이 아이를 낳게 됐다며 아이 낳는 것을 장려하는 선전도 진행했다.

그런데 이 기술이라는 것이 실은 발목 골절 수술처럼 하반신 부위의 수술을 할 때 사용하는 척추마취법을 도입한 데 불과하다.

이 방법으로 해산한 여성들이 후에 척추 질병을 얻거나 또 마취를 잘못해 사망하는 사고도 일어나면서 조용히 자취를 감추었다.

이후부터는 제왕절개술이 크게 늘어났다. 자연 순산보다는 고통이 훨씬 덜하다고 알려지면서 평양에서 수술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 방법으로 해산하면 아이를 최대 2명밖에 낳을 수 없다고 평양 여성들은 알고 있다.

그래서 공식적으로는 금지된 방법이지만 한 명 이상 더 낳을 생각이 없는 평양의 새 세대 부부들이 해산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많이 선택한다.

제왕절개 방식으로 해산하려면 ‘수술비’가 20달러다. 물론 비공식적으로 건네지는 돈이다. 의사는 당연히 수술 후 자궁 외 임신이니 골반이 작다느니 하는 구실을 붙여 치료기록을 남겨야 한다.

산원에 입원해서도 산모의 식사나 의사에게 하는 인사차림은 당연히 모두 가족의 몫이다. 그리고 보통 퇴원할 때 의사에게 30달러 이상 쥐어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면 의사는 출산하는 여성 한 명에게서 50달러 정도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일반 노동자 가정에서는 이런 인사차림을 아예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진짜 북한식으로 ‘배째라’인 것이다.

외형상 ‘무상 치료제’이니 이런 환자들이 나타난다고 해서 의사들이 소송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협박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평양산원에서는 해산한 산모에게 매일 꿀도 한 공기 정도씩 공급한다. 이런 것을 통해 북한은 산원을 사회주의 의료보건체계를 선전하는 좋은 수단으로 이용한다.

그 덕분에 평양산원 의사는 꿀을 빼돌려 집에서 떨구지 않고 먹을 수 있게 됐다. 이러니 평양산원 의사는 평양적십자병원이나 김만유병원 같은 곳의 의사들보다 더 선호된다.

평양적십자병원에도 나름 명물이 하나 있다. 2014년 당시까지 북한에는 MRI 검사장비가 딱 두 군데밖에 없었는데, 한 곳은 김 씨 패밀리와 최고위층들의 전용병원인 봉화진료소이고 다른 한 곳이 적십자병원이다.

이후 대북제재가 계속됐던지라 지금도 북한에는 MRI 기기가 두 대가 고작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런데 한번 촬영하는데 드는 뇌물이 3000달러나 한다. 북한에선 까무러칠 정도로 비싼 가격이다. 몇 년 전 북한군에서 상장까지 했던 한 사람이 폐암 말기 진단을 받았다.

잘 사는 집안인지라 가족은 폐암에 인삼이 좋다는 말을 듣고 개성에 내려가 1㎏에 50달러나 하는 인삼을 50㎏나 사와 달이기도 했다. 그래도 차도는 없었다. 그때 이 사람이 MRI를 6개월 사이 4번 촬영했고, 모두 1만2000달러나 썼다.

왜 비싸냐고 물었더니 고작 두 곳밖에 없는데다가 수요자가 많아 아무리 빽을 써도 그 정도의 가격을 지불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언제 촬영할지 기약이 없어 급행료를 지급했다는 것이다.

평양에서 한다하는 사람도 MRI를 사용하려면 이 정도 돈을 지불해야 하니 일반 주민은 구경조차 못하는 게 당연하다. 한편 적십자병원 의사들이 MRI 장비로 얼마나 많은 뇌물을 받고 있을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