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되는 로얄층은 몇 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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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하 2019.09.06 14:45


인건비 0원 건설 인부, 속도전 청년돌격대

북한의 주요 건설은 주로 군인들이나 돌격대가 동원되어 진행된다. 아파트 건설은 대부분 큰 국가 기관을 끼고 진행되는 것이어서 흔히 군인들이 동원된다.

군인들은 월급이 없기 때문에 먹여주기만 하면 만사 오케이다. 인건비가 거의 들지 않는데다 군인들이다 보니 강제로 공사 일정을 밀어붙여도 탈이 없다.

상상하기 힘들지만 북한 군인들은 10년 군복무 기간에 늘 건설공사에 동원되다보니 ‘속도전’을 하는데 습관이 돼 있다. 군인 정신까지 작용하다보니 시공 일자를 맞추기 위해서는 물동량을 등짐으로 져 날라서라도 날짜를 맞춰낸다.

특히 ‘속도전 청년돌격대’는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산하 조직으로, 청년 자원들을 병역 대신 입대시켜 고속도로, 해안 방어 진지, 비행장, 댐, 아파트, 공장, 철도, 발전소 등 각종 국가 주요 핵심 공사에 투입하는 북한판 국토건설단이다.

1975년 상설 조직화되어 40년 이상 운영되고 있다. 속도전 돌격대 조직은 군과 똑같이 여단, 대대, 중대, 소대 단위로 구성되며, 의무 복무기간도 군인과 마찬가지로 10년이다.

북한에서 ‘청년’이라는 이름이 붙은 건물이나 시설들은 모두 이들 청년돌격대가 건설한 것이다. 북한 사람들 속에서 ‘돌격대원’ 하면 키가 작고 야윈 모습의 청년들을 상상하게 된다.

물론 이런 이미지는 사실과 거의 부합하지만, 그들의 일솜씨만큼은 무시할 수 없다. 아무리 야위어도 이들은 건설에 숙달이 된 전문 인력들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들의 노동력이 창조한 부를 누리는 것은 돌격대 간부들이라는 것이다. 이전에는 돌격대라면 웬만한 사람들은 머리를 흔드는, 누구나 발을 들여놓기 꺼리는 직업으로 인식되었지만 지금은 그것도 아니다.

일례로 평양시 속도전 청년 돌격대 소속 여단에서 대대장이나 대대 참모장쯤만 해도 국가 성, 중앙기관 국장 정도는 부럽지 않을 정도로 부를 누리면서 살아간다. 이들은 건설 청부를 맡으면 상무와 거래해 일단 자기 몫으로 집 하나를 배정받는다.

평양 뿐 아니라 북한에서 재건축은 골조를 세우고 미장을 한 후 아파트 외부 처리를 하면 완공된다. 건설 기업이 실내 인테리어까지 다 맡는 한국과 달리 북한에서는 골조만 분양하고, 기타 실내 장식은 집을 산 사람이 직접 자기 기호에 맞추어 진행한다.

즉 돈이 있으면 내부를 화려하게 꾸릴 수도 있고, 돈이 없으면 대충 벽지만 발라 사용하는 식이다.

돌격대 간부들은 자기에게 배정되도록 한 집이 완공된 다음에도 대원들을 시켜 내부 장식까지 완전히 마친다. 대원들은 여러 건설 청부에 동원되는 과정에 나름대로 몰래 빼돌려 숨겨두었던 건설자재를 이용해 지휘관의 마음에 들도록 최상의 수준에서 인테리어를 완성해준다.

이렇게 완성된 집을 지휘관은 비싸게 팔아먹는다. 어차피 그에게는 다음번 건설 청부에서 집 하나를 또 하나 받을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아파트 건설에 동원될 때마다 집 한 채씩 팔아먹으니 돌격대 간부들이 얻는 부를 짐작하기 어렵다.

그러니 이제는 김일성대를 비롯한 평양의 명문 대학 졸업생들까지 돌격대 지휘관으로 배치 받는 것을 선호하는 세상이 됐다. 옛날 같으면 돌격대는 ‘막노동’을 하는 노가다판으로 인식됐지만 이제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그러나 돌격대 평대원으로 시작해서 대대장 자리까지 오른다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이다. 대대급 지휘관들은 대체로 상부에서 낙하산으로 부임한다. 하긴 대대장까지 오를 정도의 빽이면 돌격대에 대원으로 들어가지도 않는다.

북한 아파트 로열층은 저층과 중층

완공된 아파트의 분양은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우선 건물의 허가를 받아내고 건설이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뒤를 밀어준 인물들에게 로열층이면서 방향이 가장 좋은 집을 배정한다. 그런 인물들은 대개 대단한 권력자이기도 하다. 중앙당 간부들이 뒤를 봐주는 경우가 제일 많다.

북한에서 아파트의 로열층은 남한처럼 뷰가 좋은 고층이 아니다. 아파트의 층수에 따라 다른데, 승강기(엘리베이터)가 아예 없는 10층 정도의 아파트라면 2~3층, 엘리베이터가 있는 20층 이상의 고층 아파트도 7~12층이 제일 좋은 층이다.

전기 사정으로 승강기가 자주 멎고 자체의 승강기 생산 공장이 없어 수리 보수도 힘든 평양에서 높은 층에 산다는 것은 고달픈 일이다.

권력자와 상무, 인력을 제공한 돌격대 등의 간부 등을 대상으로 1순위 배정이 끝나면 재건축 부지에 살았던 철거 주민들에게 입주권이 주어진다. 그러고 난 뒤 나머지 집들은 매매해 건설 투자자의 자금 회수로 이어진다.

평양의 분양 시스템에도 역시 선분양가와 후분양가가 존재한다. 아파트 건설 초기에 투자한 선분양 투자자들은 투자할 때 미리 선점해 두었던 층, 호의 집을 가지게 된다.

돈이 많기 때문에 이들은 주로 미장까지만 끝낸 집들에 입주해 자체로 호화롭게 꾸미고 사는 것이 보통이다.

후분양은 아파트가 다 지어진 뒤에 파는 것을 의미한다. 후분양의 경우 값을 높이 받기 위해 실내 장식까지 마무리해 팔기도 한다. 아파트의 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선분양가와 후분양가의 가격 차이는 대체로 2배 이상이다.

다 지은 아파트를 매매할 때는 프리미엄이 무려 10배에 달하는 것도 있다. 일부 아파트는 거의 전부가 선분양 시스템으로 완공된다. 권력기관을 끼고 있고 건설 능력도 있으나 자금 보장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건설 업주들이 이런 방식으로 돈을 버는 것이다.

북한에는 계약금, 중도금, 잔금 이런 것이 없다. 선분양이든 후분양이든 무조건 계약한 금액 전부를 일시불로 내야 한다.

평양은 워낙 수요에 비해 좋은 아파트가 적다보니 현재까진 일단 지어진 집이 팔리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아파트들은 위치와 크기에 따라 가격이 오르내린다. 이렇게 재건축된 아파트의 가격은 최저 1만 달러가 넘고 최고 수십만 달러에 이른다.


   
지나가는 사람 09/06 17:18 수정 삭제
"그들의 일솜씨만큼은 무시할 수 없다. 아무리 야위어도 이들은 건설에 숙달이 된 전문 인력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계화만 되지 않았다 뿐이지 건설 기술 자체는 남한과 견줘도 비교적 준수한 편이라는 뜻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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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하 09/10 16:35 수정 삭제
북한 방식으로 짓는거라 한국에서 재교육 시켜야 합니다. 다만 러시아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북한 인력들이 활약하는 것은 눈여겨 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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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이오면 09/10 15:54 수정 삭제
현재 북한 돈주들의 자금력을 고려했을때 통일 이후 북한 지역 안정화가 되고 본격적인 재개발 붐이 일면 돈주들도 남한 자본시장 안에서 현재와 같이 부동산 투자를 통해 돈을 벌 수 있을까요?

아니면 통일한국 정부가 나서서 상당 기간은 강력하게 부동산 통제에 들어가고 평양 지역 대부분의 남한식 새 아파트들은 주택공사(LH)가 진행하는 임대주택 위주로 건설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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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하 09/10 16:37 수정 삭제
집에 대한 소유욕은 통제하기 어려울 겁니다. 그러니 토지는 통제해도 집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부동산 투자는 자유롭게 될거지만, 제가 봤을 때 북한 부동산이 그리 매력적이진 않을 거 같네요. 한국의 강남과 경상도 농촌 아파트 차이가 왜 나는지를 생각하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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