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하나로 뭉친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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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하 2020.03.27 18:07


한국을 휩쓸던 코로나 사태도 고비를 넘은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약 8,000여명이 감염됐고, 고령의 노인들을 중심으로 70명 정도 사망했습니다. 그러나 하루에 발생하는 감염자 숫자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등 희망을 갖게 하는 징후가 보이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북한 노동신문에 코로나로 인한 전 세계 경제 피해액이 2조 달러가 넘을 것이란 소개가 나간 것도 봤습니다. 모든 기업들이 힘들지만, 사람들이 여행을 다니지 않으니 특히 항공사, 여행사, 자영업자 등이 파산 위기에 몰리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참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번 코로나 사태 와중에 대한민국을 버티는 힘을 보고 뭉클한 적이 참 많았습니다. 북한 사람들은 흔히 한국 사람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기 때문에 개인 이기심이 강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마음으로 단합된 북한이라면, 전쟁이 나도 한국을 먹기 어렵지 않겠다고 오판하는 사람도 제가 있을 때 많이 봤습니다. 북한이 밀고 내려가면 남쪽 사람들은 살기 위해 달아날 것이라고 오산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건 완전히 잘못 생각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번에 보니 ‘역시 우리 민족은 북이나 남이나 무서운 저력을 가진 민족이구나’하는 생각을 가지게 됐습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곳이 대구였습니다.

거의 70~80%의 환자가 이곳에서 나왔습니다. 전염병에 대한 무서운 공포가 도시를 휩쓸었고 거리는 한산했습니다. 그런데 이 무서운 도시로 달려가는 사람들이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제일 먼저 달려간 사람들이 의사와 간호사들이었습니다. 북한에선 한국을 비판할 때 의사를 많이 비판합니다. 아파도 돈이 없어 병원에 못가고, 병원에 가면 돈이 없다고 내쫒는다고 말입니다. 그건 완전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아파서 병원에 못가는 사람도 없고, 내쫒는 병원도 없습니다. 그런데 선전의 힘이 커서 북한 사람들은 한국의 의사들은 아주 자본주의 의식에 꽉 찬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기 일쑤입니다.

그런데 무서운 병마가 도시를 휩쓸게 되자, 그래서 대구에 있는 의사와 병원만으로 환자들을 다 수용하기 힘들어하자 제일 먼저 전국의 의사와 간호사들이 대구로 달려갔습니다.

자기 병원 문을 닫고 달려가고, 은퇴한 60세 넘은 의사와 간호사도 달려가고, 막 간호사 자격증을 받고 대기하던 젊은 20대 간호사들도 대구로 달려갔습니다. 의사출신의 정치인도 대구로 달려가 환자들을 돌봤습니다.

모두들 사연들이 많습니다. 결혼식을 연기하고, 어린 자녀를 남의 손에 맡기고 내려가 평소보다 몇 배의 업무를 소화하며 방역의 최전선을 막아 나섰습니다.

전염병 치료는 다른 치료에 비해 정말 힘이 듭니다. 온몸을 감싼 방호복을 입고 다니기 때문에 몇 시간만 지나면 땀으로 미역을 감습니다.

방호복을 하나라도 아끼느라 그래도 최대한 벗지 않고 버틸 때까지 입고 버팁니다. 마스크와 안경을 하루 종일 쓰고 다니면 코가 헐기 때문에 반창고를 얼굴에 붙이고 싸웁니다. 이들을 지원하다가 과로로 쓰러지는 공무원들도 적지 않습니다.

대구의 병상이 꽉 차자 전국의 병원들도 서로 환자를 넘겨받아 치료에 나섰습니다. 다른 지역에서도 환자를 넘겨받아 치료에 착수했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자기 지역에 코로나 환자가 퍼질 수 있다는 것을 왜 모르겠습니까.

그러나 모두가 우리는 하나라는 마음으로 단결하고 희생한 것입니다. 삼성, LG 등 대기업들도 기업 연수원을 내서 환자 격리시설로 사용하도록 통으로 냈습니다.

대구 시민들도 힘을 보탰습니다. 전국 자원봉사자들에게 아낌없이 잠자리를 제공하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거리에 나가지 않고 버티고 있습니다. 집에서 2주 동안 갇혀 있다는 것이 얼마나 괴로운 일입니까.

그래도 참고 버팁니다. 공포가 도시를 휩쓸어도 생필품과 마스크를 사기 위해 저저마다 아비규환으로 난동을 부리지도 않습니다. 질서 정연하게 줄을 서서 필요한 것을 구입합니다. 팔지 못한 식자재를 먹을 것이 부족한 시민들에게 나눠주는 상인들도 적지 않습니다.

유명한 연예인들도 방역물품과 돈을 기부하며 대구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온 나라가 “대구 힘을 내라”고 응원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무서운 전염병의 병마에도 사람들은 서로서로 응원하며 어떤 공포에도 휩싸이지 않고 묵묵히 버티고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보면서 대한민국은 참 대단하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끼고 있습니다. 이 나라는 평소에는 자유분방하고 자기를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로 가득한 것처럼 보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뭉치게 되면 그 힘은 어마어마해지는 것입니다.

남북을 살아 본 제가 개인적으로 평가하면 한국은 비닐병과 같은 사회이고, 북한은 유리병과 같은 사회입니다. 비닐병은 평소에는 힘을 주면 이렇게도 저렇게도 찌그러듭니다. 정말 약해보이죠. 그러나 어떻게 찌그러들어도 물을 담는 용기라는 성격은 변하지 않습니다. 반면 북한은 겉보기엔 단단해보여도 한번 깨어지면 다시 물을 담을 수가 없는 사회입니다.

제가 남쪽만 과장해 칭찬하고 북쪽을 비하하는 것은 아닙니다. 북한 인민들의 자기희생정신과 저력 역시 제가 잘 알고 있습니다. 북한 사람들은 단순히 독재자 때문에 숨을 못 쉬고 살 뿐입니다. 남이나 북이나 우리는 똑같은 한민족입니다.

몇 년 전 김정은이 동해에서 포사격을 하면서 “남조선 것들을 쓸어버리라”고 기고만장해서 외쳤습니다. 제가 오늘 확실하게 말한다면 대한민국은 김정은 따위가 쓸어버릴 수 있는 나라가 아닙니다.

‘당랑거철’이란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사마귀가 푼수도 모르고 수레바퀴를 막아선다는 뜻입니다. 김정은은 대한민국 앞에선 본인이야말로 사마귀와 같은 신세임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2020.3.13 대북방송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