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 16대와 50여명을 제물로 바친 북한 공군 최악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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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하 2020.10.22 16:40


이번 영상에선 비행기 생산도 못하고, 사오지도 못하는 북한 공군이 계속 사고로 비행기만 소모하는 상황에 대해 말씀드리며, 아울러 북한 공군의 흑역사, 최악의 피해를 본 화재 사고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하루밤새 무려 16대가 불에 타버리고, 50여명이 죽었습니다. 주성하TV는 구독으로 응원해 주시면 고맙지만 끝까지 들어주시면 더 감사합니다.

김정은이 지난해 2월 23일 하노이에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평양을 떠난 지 7시간 뒤인 새벽 2시경에 북한군에 초비상이 걸렸습니다. 북한군 비행 2사단 주력 비행장인 함남 덕산비행장, 함흥에서 약 10㎞ 떨어진 이 비행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한 것입니다. 북한군으로선 신속하게 평양 무력성과 평양 인근 중화군 공군사령부에서 간부들이 헬기를 타고 사고 현장에 날아갔습니다.

김정은이 하노이로 가다가 새벽에 내려 인상을 쓰며 담배를 피우고, 김여정이 재떨이를 들고 따라다녔던 사진 기억하시죠. 아마 이때쯤엔 김정은에게 보고도 갔을 것이고, 머리 속에는 공군 사고 소식도 맴돌고 있어 편치 않았을 겁니다.

이날 사고로 북한군이 어떤 피해를 봤는지 제가 알아보려 했는데 아직 구체적인 피해 규모는 전해지지 않습니다. 아마 나중에 전해지겠죠.

북한 공군에 최악의 피해를 입혔던 사고도 바로 화재 사고였습니다. 이 사고가 발생한 시점은 1993년인데, 의외로 이 사고를 아는 분들이 거의 없습니다. 이 사고는 지금은 ‘북에서 온 머구리’로 잘 알려진, 귀순한 박명호 전 북한 공군 대위가 이야기해준 사실입니다.

사고가 난 곳은 북한군 비행 1사단이 있는 평안남도 개천비행장입니다. 사건이 일어난 계기가 좀 황당한데, 보초병이 항공유를 훔치다가 불을 냈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지만 북한도 비행기는 보통 갱도에 넣어 보관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갱도 보초병이 밤에 몰래 비행기에 다가가 주입구를 열고 기름을 빼냈습니다. 적당히 빼내고 주입구 닫으려니 갱도 안이 어둑어둑하니 주입구 입구를 못 찾았습니다.
뚜껑 못 닫으니 항공유는 줄줄 새지 하니 당황해서 라이터 켰는데 이게 흘러나온 항공유에 불이 붙었습니다.

요즘은 북한도 등유 기반으로 만들어 발화점이 높은 JP-8이란 항공유를 중국에서 수입해 전투기에 쓰지만, 당시만 해도 휘발유 기반으로 만들어 불꽃이 닿으면 쉽게 불이 붙는 JP-4 계열 항공유를 썼습니다. 참고로 한국 공군도 JP-4 항공유를 제트기에 쓰다가 90년대 중반에 JP-8 항공유로 전환했는데, 그래서 80년대에도 라이터 잘못 켜서 전투기 2대를 태워먹은 사고가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아무튼 불이 확 번지니 경비병이 당황했겠죠. 항공유는 힘이 좋아야 하니 좋은 기름을 쓰는데 이런 기름은 한번 불이 붙으면 또 쉽게 꺼지지 않습니다. 바닥에 연료가 흘러나오고, 또 갱도니까 유증기도 차 있었을 겁니다. 그러니 경비병이 다른 병사들을 불러 오는 시간에 막 옆에 비행기에 불이 옮겨가고 했습니다. 그리고 폭발이 시작된 겁니다.

이럴 때 북한이 어떻게 하는지 아십니까. 더 큰 사고를 막고, 불을 끄기 위해 신속하게 갱도를 폐쇄하는데, 안에 사람이 있건 없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제가 올해 2월에 주성하TV를 통해 전해드린 강계군수공장 폭발 사고 때도 설비를 살리고 화재를 잡는다고 입구를 폐쇄해 안에 있던 야간작업조 300여명이 몽땅 질식했다고 말씀드렸죠. 개천비행장에서도 북한은 불을 잡지 못할 것 같으니 즉각 갱도를 닫고 문틈에 진흙까지 발랐습니다. 안에서 병사들이 화재를 진화하는 와중에 뒤통수를 친 것입니다.

문을 닫고 틈까지 메우면 불길이 안에 있는 산소와 만나 다 타고, 더 이상 산소가 들어가지 않기에 죽긴 합니다만, 대신 산소가 없으면 사람도 죽겠죠. 다음날 아침 이젠 불이 꺼졌겠다고 생각해 갱도 문을 열었는데, 어떤 모습이었겠습니까.

병사들이 갱도 입구에 몰려 어떻게 하나 열려고 몸부림치다가 숨이 막혀 죽었는데, 고통스러우니 문을 허비다 손톱이 다 벗겨지고, 아무튼 끔찍하니 이만 말하겠습니다. 그런데 사람만 죽은 것이 아니고 비행기도 무려 16대나 불탔습니다. 비행기 종류는 잘 모르겠지만 개천비행장엔 미그-21이 주력입니다.

북한에서 제일 좋은 비행기인 미그-29는 1980년대 말에 27대 정도 들여온 뒤로 현재까지 순천비행장에만 주둔시켜 놓고 있으니 개천에 있었던 적은 없고, 또 미그-21보다 낮은 고물은 엄격하게 보관 잘 하지 않으니 불탄 전투기는 북한 주력전투기 미그-21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것이 북한 공군 역사상 최대의 사고였습니다. 지난해 덕산비행장에서 일어난 화재 사고도 규모는 알 수 없지만, 격납고에서 났던 지휘 건물에서 났던 아무튼 큰 참극이 벌어졌을 겁니다.

문제는 앞으로도 이런 참극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나라가 가난하니까 군인들이 계속 항공유를 빼돌려 살고 있는데, 수십 년 동안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박명호 전 대위의 증언에 따르면 비행사는 비행기에서, 연유창 경비 군인은 연유창고에서, 수송중대는 차량에서, 지하갱도 근무 군인은 갱도에 세워 놓은 비행기에서 기름을 훔친다고 합니다. 심지어 비행사까지 비닐로 항공유 조끼를 만들어 안에 입고 그 위에 옷을 입고 정문 통과하는데, 외투를 입는 겨울에는 이런 조끼로 10㎏를 훔쳐간다고 합니다.

연대장·보위부장과 같은 고위 간부는 드럼통으로, 하사관들은 외출할 때 겨드랑이에 페트병을 한두 개씩 끼고 나가 민간인에게 판다고 합니다.

빼돌린 양은 허위로 장부에 기록하는데, 가령 비행기는 정기적으로 1~2분씩 시동을 걸어줘야 하고, 이때 200~300kg이 소비되는데, 장부에는 안한 것도 했다고 하는 식입니다. 그럼 또 비행기가 망가지죠. 상부에서 검열 오면 연유 탱크에 물을 채워 속이는 짓도 마다하지 않는데, 기름 빼돌려 매년 사단마다 평균 10명씩 총살되는데, 그래도 없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전 공군 장교의 증언입니다.

하도 훔쳐 가니 어떤 부대는 기름통에 아예 용접을 해서 보관하기도 했는데, 서해교전 때 해군이 그 기름통 용접을 다시 떼어내느라 시간 걸려 군함들이 즉각 출동 못했다고 합니다. 이런 군대가 어떻게 싸움을 하겠습니까.

하긴 북한의 비행기가 뜬다고 해서 그게 싸울 수 있는 군대입니까. 비행사부터 지휘 장교들까지 전쟁이 나면 제삿날인 것을 다 아니 눈을 딱 감고 오늘 잘 사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해 항공유 도둑질을 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오늘은 여기까지, 북한군 공군 최악의 참사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