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폭탄 터진 줄 알았다’ 북한 해군 최악의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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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하 2020.11.17 17:13


제가 얼마 전에 북한 공군 최악의 참사에 대해 영상을 올렸는데, 정말 많은 분들이 봐주셨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공군 참사에 이어 북한 해군의 최악의 참사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사실 해군의 최악 참사는 연평해전에서 당한 것이라 할 수 있지만, 이건 전투 중에 침몰한 것이라 예외로 하고 대형 사고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1980년대 이후 북한 해군은 크게 3가지 대형 사고를 겪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딱히 어느 게 제일 크다고 말하기 애매한 도토리 키 대보기 사고들입니다. 세 건 모두 40~50명씩 죽었습니다.

그중 하나는 제가 1월에 ‘금괴대신 팔려간 미모의 북한 여군들’이란 동영상으로 만든 잠수함 침몰 사고입니다. 동해 신포 앞바다에서 수상 수량 1700톤급, 수중 수량 1919.36톤인 로미오급 잠수함이 침몰했고 소련 해군이 와서 구조하다 실패했다는 내용인데, 이것도 군 출신 탈북민에게서 들은 이야기이지만 훨씬 더 잘 알 수 있는 사람으로부터 추가로 들은 내용이 있습니다.

당시 충돌했던 배는 만경봉호가 아니라 3750톤급 대형 냉장운반선 ‘룡악산’호였고, 죽은 승조원은 82명이 아니라 53명이랍니다. 82명으로 알려진 이유는 로미오급 잠수함 승조원이 원래 82명은 맞는데, 20명 정도는 교대조로 육상에서 대기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잠수함이 침몰해 잠겨있는 신포 앞바다에는 지금까지도 침몰 위치를 나타내는 부표가 떠있다고 합니다.

다른 하나는 2013년 10월 침몰한 구잠함 233호 사고인데, 북한 구잠함은 450톤급으로 35명~40명이 타기 때문에 40명 미만이 죽었습니다. 이 사고 내막도 제가 잘 들었는데 조만간 왜 사고 났는지 설명드리겠습니다.

제가 최악의 사고로 꼽은 것은 1983년 10월 일어난 황해도 과일군 월사리 잠수함 11전대 병기창 폭파 사고입니다. 앞서 사고는 정말 사고였지만, 이것은 비판을 받은 분대장이 안에 들어가 자폭했기 때문에 북한 해군으로서도 지우고 싶은 악몽일 겁니다.

이 분대장 이름이 김선동으로 중사였습니다. 김선동 사건으로도 알려졌는데, 이 사람이 평양 출신이고 제대를 얼마 남겨두지 않았습니다.

11전대는 서해에 있는 유일한 잠수함 전대입니다. 북한 해군은 매 전대마다 배속된 전문화된 군함이 다른데, 월사리 11전대는 잠수함 전문 전대입니다. 그런데 서해는 수중에 갱도를 뚫기 어려워 잠수함 전대를 우리 정찰위성에 다 노출하고 있는 그런 기지인데, 공중 차단막 같은 것도 없습니다.

북한 해군의 매 전대는 병기 관리 대대를 갖고 있습니다. 11전대는 어뢰관리조종대라는 대대를 갖고 있고 병기창이 부두에서 한 20리 떨어진 산골짜기에 위치해 있습니다.

김선동 중사는 여기 어뢰관리조종대 분대장인데, 제대 날짜가 가까워지니 군기가 빠졌는지 군의소 여자 간호원하고 연애를 하다가 들켰습니다. 같은 기지 병사끼리 연애하는 것은 당연히 비판 대상이니, 김선동이 부대 다 모인 장소에서 엄청 비판을 받았고, 명예롭게 제대하지 못하고 쫓겨 갈 처지가 된 겁니다. 10년 복무하고 불명예 제대한다고 생각해보십시오.
그러니까 김선동이 획 머리가 돌았죠.

그래서 신병을 비관하다가 비판받은 다음날에 자기가 맡은 어뢰와 폭뢰가 잔뜩 쌓여있는 병기창에 들어가 자폭을 했습니다. 어뢰와 폭뢰 전문가니까 어떻게 폭파시키는지 잘 알죠. 그게 오전 10시쯤인가 날이 밝았는데, 갑자기 골짜기가 강력한 폭발에 휘말렸는데, 목격자에 따르면 핵폭발이 일어난 줄 알았답니다. 핵무기 터진 것처럼 버섯구름이 200m 이상 솟구치고 엄청난 굉음이 들려답니다.

그 갱도 안에 장약량이 수백㎏이 넘는 어뢰만 100발이 넘게 있고, 기뢰가 엄청 많았는데 그게 한꺼번에 터지니 어떻겠습니까. 얼마 전 우리가 본 레바논 베이루트 항만 폭발사고 때와 같은 그런 폭발음과 충격파가 주변을 휩쓴 거죠.

병기창고가 있던 골짜기가 붕괴돼 무너지고, 그 주변에 병영이 있었는데 이 병영에 있던 병사와 병기창 근무조 포함해서 40여명이 죽었다고 합니다. 부두에서 20리 떨어져 있어 잠수함 피해는 없었습니다. 이 사고를 당시 과일군에 살았던 사람들은 다 봤습니다.

사고 이후 11전대 전투력이 반감했습니다. 보통 잠수함은 싣고 있던 어뢰 등 탄약을 1년 단위로 교대하고 정비합니다. 해풍을 맞으니 그런 과정이 꼭 필요한데, 그런데 정비소에 있던 게 다 터졌으니 바꿀 수가 없는 겁니다. 그때는 북에서 어뢰를 만들지 못할 때라 외국에서 개당 수백만 달러씩 주고 사올 때까지 11전대 잠수함들은 정비도 못한 어뢰를 갖고 다녔습니다. 사고 이후 평양에 살던 김선동의 가족, 친척은 모두 어디론가 사라졌다고 합니다.

이것이 제가 꼽은 북한 해군 사상 최악의 사고입니다. 우리가 특수부대 수많이 파견해도 할지 못할지 모를 북한 서해 잠수함전대 병기창 폭발을 혼자서 해냈으니 김선동 중사는 아무튼 대단한 일을 치른 겁니다. 지금까지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