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 대대가 몰살당한 북한군 최악의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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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하 2020.11.24 11:20

제가 앞서 북한 공군의 최대 참사, 해군의 최대 참사를 소개했는데, 구색을 맞추려니 육군이 빠지면 안 되겠죠. 어쩌다보니 참사를 자꾸 다루게 되는데, 사실 북한군에 대형 사고는 비일비재합니다. 특히 공군이나 해군과 달리 육군은 사고 스케일이 다릅니다.

육군의 경우 대대급이 몰살당한 사고가 1980년대 이후에만 제가 4개나 됩니다. 이중 최악이라고 제가 생각하는 사고 하나를 오늘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사고는 명백한 인재입니다.

여러분 평양-개성 고속도로는 다 아시죠. 김정은이 판문점 내려올 때 타고 내려오는 도로고, 2007년 노무현 대통령이 육로 방북했을 때 갔던 도로입니다. 이 고속도로는 1987년 착공해 1992년 완공됐고, 총연장 170㎞입니다.

이 도로 공사 때 수백 명의 북한 군인들이 몰살됐습니다. 다리를 건설 중에 교각이 붕괴돼 그 위에서 일하던 두 개 대대 병력이 120m 아래에 떨어졌는데 1988년 4월 15일 김일성 생일을 맞아 급하게 총력전을 벌이다 벌어진 일입니다.

당시 이 사고 현장에 있었던 분들도 여럿 있는데, 대표적인 분이 북한군 대위 출신의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 또 이만갑에 잘 나오는 이순실 씨도 이때 군 간호원으로 시체 수습에 동원됐고, 그 기억을 글로 남겼습니다.

이때 사망자 숫자는 얼마나 되는지 증언은 엇갈리는데, 최소 잡아도 사망자 300명 부상자 200명이 넘습니다. 이게 최소고, 두 개 대대가 달라붙었다니 더 죽었을 가능성도 있지만 북한은 언론이 취재할 수도 없고, 국가가 발표하지도 않으니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사고가 일어난 곳은 개성과 황해북도 금천 사이를 흐르는 예성강에 다리를 놓는 공사장이었습니다. 평양-개성 고속도로에 다리가 84개가 있는데, 례성강 다리가 120m로 제일 높고 아치형으로 건설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공사 난이도가 높아 진척이 잘 안됐는데 군부에서 김일성의 생일인 4.15까지 무조건 완공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중장비가 부족하니 사람 얼마나 투입했냐가 공사 속도와 비례합니다.

다리 위에 200m 떨어진 곳에서 일했던 김성민 대표의 증언으론 2개 대대와 기계장비가 다리 위에 올라가 새까맣게 달라붙어 작업을 했습니다. 어디선 한 개 연대가 붙었다고도 하는데 아무튼 다리 위가 그렇고 다리 아래엔 몰탈 이기는 군인들이 북적이고, 여기에 각 부대 선전대가 나팔과 북을 치고 전투가요를 연주하고, 그런 소란법석이 없었다고 합니다.

지휘관들이“수령님께 하루빨리 충성의 보고를 올려야 한다”며 다그치니 시멘트가 굳기 전에 또 퍼붓고, 또 퍼붓고 그랬습니다. 그러다가 오전 9시경에 다리가 무너진 것입니다.

김성민 대표의 기억에 따르면 그냥 내려앉은 것이 아니라 흘러내렸습니다. 사람, 화물차, 기계장비 등이 120m 아래로 쭈르르 쏟아졌는데, 그걸 보면서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 했답니다.

이때 이순실 씨는 인근에서 간호원이었는데, 갑자기 비상소집 시켜 갔더니 여자들에게 고농도 알코올을 군용 밥통 뚜껑으로 떠서 무작정 마시게 하더랍니다. 그리고 장비를 챙겨 현장에 갔는데, 그 참혹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는 겁니다.

살덩이들이 딩구는 것은 기본이고, 콧구멍과 목구멍에 시멘트 몰탈이 들어가 꺽꺽 마지막 숨을 몰아쉬는 사람들, 철근에 꽂혀 있는 사람, 기계장비에 끼운 사람. 아무튼 그 처참한 광경을 자세히 묘사하지 않겠습니다. 최소 500명 이상이 떨어져 내렸고, 깔렸는데 시멘트와 같이 반죽이 된 겁니다.

더 문제는 시멘트가 빨리 굳어지는 시약을 넣다보니 겉에 있는 시신을 꺼내기도 전에 시멘트가 굳어져서 간호사들이 콘크리트에서 살점을 잡아 뜯어냈는데 그것도 몇 시간이죠.

이런 와중에 또 평양에서 항일투사 김철만 대장이란 인간이 날아와서 방송차로 또 “용기를 내서 현장에서 빠져 나오십시오. 최고사령관동지께서는 여기 상황을 지켜보십니다. 인민군장병들을 조국은 잊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소리를 질러댔다고 합니다.

방송차에서‘결전의 길로’라는 노래가 방송으로 나왔는데, 이 노래는 ‘전우야 잘 자라’라는 한국 군가와 비슷한 북한의 비장한 군가입니다. 이순실 씨는 이 노래를 들으며 ‘너희는 다 영예롭게 죽는 것이니 최후를 맞을 준비를 하라’고 하는 것처럼 들렸다고 회상했습니다.

수백 명이 병원에 실려 오니 그냥 자르고, 대충 붙이고 그러긴 했는데, 이틀이 되니 중상자들이 또 무더기로 죽어나갔다는 겁니다. 기관지를 통해 시멘트가 기도를 막고 지어는 폐에 까지 들어갔던 것인데 어떻게 대책을 세울 수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죽은 최소 300명의 군인들에겐 전사자증이, 부상자 200여명에겐 감정제대 및 영예군인증이 차례지고 끝입니다. 시신을 집에 보내면 전국에 소문이 난다고 공사장 주변에 합장했습니다. 콘크리트가 굳어 꺼내지 못하자 단 며칠 만에 탱크를 동원해 시신들이 박힌 폐기물 다 어디론가 싣고 갔습니다.

북한이 원래 그런 곳입니다. 2014년에 평천 아파트가 붕괴되자 단 하루 이틀 만에 현장 싹 다 공터 만들고 사람들 모아놓고 사죄했던 것 기억하시죠. 흔적 빨리 지운다고 그냥 트럭 갖고 가서 시신이고 뭐고 다 굴착기로 담아서 버린 겁니다. 한국 같으면 상상도 못하죠.

이게 북한군에서 일어난 최대 재앙인데, 아마 제가 인용한 두 분 말고 이 사고를 더 잘 아는 분들이 탈북민 중에도 있을 겁니다.

대대 이상급 몰살 사례는 이외 세 차례 더 있는데, 북한은 얼마나 죽었는지 절대 비밀에 붙이고 바로 현장 정리하니 숫자 정확히 밝히긴 어렵습니다. 금강산발전소 100리 굴 뚫을 때도 15년 넘게 작업하느라 사상자가 2만5000명이나 된다는 이야기 북에서 들었는데 숫자가 비밀이니 알 수가 없습니다.

인명을 정말 하찮게 여기는 북한이 사망자 숫자를 정확히 집계하는 곳조차 있는지 의문입니다. 이렇게 오늘은 북한군 초대형 참사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