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조가 사람을 잡아먹는 북한의 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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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하 2020.12.30 11:12

이달 10일 북한 대외용 매체인 ‘메아리’가 “평양타조목장에서 올해 생산량이 지난해 보다 1.5배로 성장했다”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에 특색 있는 타조사 110여동과 최신설비들로 장비된 먹이생산 및 고기가공기지, 가죽가공기지, 타조제품제작소 등을 갖췄다”며 합니다.

제가 그 기사를 보는 순간 혈압이 팍 올랐습니다. 타조란 말만 들어도 그럽니다. 지난해 타조목장에서 타조고기를 얼마나 생산했는지는 모르니 1.5배가 1톤인지 10톤인지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사실 저 타조목장이 아직도 있다는 게 놀랍죠.

타조목장은 김정일 시대 만든 가장 대표적인 뻘짓 중의 하나인데, 그걸 또 김정은의 유훈이라고 없애지도 못하고 계속 갖고 있는 모양입니다.

메아리 기사를 보면 “동물성 단백먹이 생산 공정을 새롭게 확립하고” 어쩌고저쩌고 하는 대목이 있는데, 인민은 삐쩍 말랐는데 타조에게 동물성 단백질을 주는 가 봅니다. 저 타조 이야기를 이제부터 들려 드릴텐데, 주성하TV는 구독 좋아요 보다 끝까지 봐주시면 힘을 얻습니다.

북한에선 사람이 타조를 길러 잡아먹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타조가 사람을 잡아먹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정일이 평양에 아프리카에서 사는 타조를 기르는 목장을 세우라는 지시를 한 게 1990년대 말쯤 되고, 목장은 2000년에 세워진 것으로 기억합니다. 목장 세워질 때 김정일이 무려 40여 차례 교시를 했다고 북한에서 선전합니다.  그렇게 달달 볶으며 기르라니 길러야죠. 어디 토를 달겠습니까.

타조를 달러 주고 사왔습니다. 김정은의 각별한 관심사라 자주 시찰 올 것이 분명하니 타조 축사는 인근 농민들의 집들보다 훨씬 멋있게 지었습니다. 이걸 보십시오. 무슨 타조사가 흡사 김정은의 별장 같습니다. 또한 김정일이 조만간 온다고 하니 사람보다 더 배불리 먹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한반도는 추워서 타조가 살만한 곳이 아닙니다. 타조가 그렇게 경제성이 있으면 한국부터 대량으로 기를 게 아니겠습니까. 김정일이 관심 갖는데 타조 죽였다가는 어떻겠습니까.간부들 목이 날아가겠죠. 자라공장에서 지배인 총살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간부들이 생각해낸 조치가 타조축사에 전기난방을 설치했습니다. 이쯤 말하면 제가 왜 타조 소리만 나와도 뒷골 잡는지 아시겠죠. 아니, 인민들은 전기가 없어 암흑세상에서 살고, 공장도 돌리지 못하는데 그 큰 타조사들에는 전기를 보장해야 합니다. 당시는 지방에는 1년 내내 전깃불 몇 시간 보는 농촌들도 많았는데 말입니다.

동물성 단백질을 먹여야 한다니 고기도 잡아 바치지 않나 싶습니다. 그런데 저런 타조사를 왜 지었을까요. 저는 그것도 도무지 이해되지 않습니다. 분명 제 생각에는 김정일이 타조에 관한 책을 한 권 어쩌다 읽어보다가 “외국에선 타조를 길러서 판매를 해서 돈을 버네. 우리도 길러 달러를 마련하자” 이랬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사람이 타조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 북한에선 가당키나 한 일입니까. 제가 북에 있을 때 타조 목장 건설에 동원된 한 지인에게 슬그머니 “저거 왜 건설한대요”라고 물으니 그도 어이가 없는지 헛웃음을 지으며 “장군님이 타조 고기 맛있다고 했다오, 장군님이 드시고 싶으신가 보지요”라고 말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제 생각엔 김정일이 1990년대 말에 노망이 났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때 각종 황당한 지시들이 잇따라 내려왔는데, 사방에서 시체를 볼 수 있었던 그 시절에 생뚱같이 열대메기를 키운다면서 전국에서 멀쩡한 밭과 논을 파서 양어장이라고 지칭하는 물구덩이 만들었습니다. 탈북한 분들이 동원되지 않은 사람 없을 겁니다. 9살짜리까지 다 끌어내 지게로 흙을 나르게 했는데, 순전히 삽으로 2m 정도 파서 수영장 크기의 양어장을 전국에 만들고 등짐으로 돌을 날라 석축을 하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양어장이 전기가 없는데 어떻게 돌아갑니까. 사람이 굶어 죽는데 밭을 파서 양어를 한다니요. 그거 만들 때 안 될 거 전국이 다 아는데 김정일만 몰랐죠. 결국 그렇게 됐습니다. 지금도 전국 어딜 가나 시꺼먼 물이 차 있는 커다란 물웅덩이들이 많습니다. 열대메기는 구경도 못했고요, 땅은 또 너무 깊이 파서 생땅을 드러내서 농사를 다시 짓기에도 적합지 않습니다.

남포시 같은 곳은 장군님 기쁨 드린다면서 시 안의 사람들 다 동원해 무려 수백 정보의 눈밭을 팠는데 그 아까운 농경지를 그냥 버린 겁니다. 아니 언제 인민이 민물고기를 먹겠다고 합니까. 그런데 하라고 하니 전국에서 강제로 해야 합니다.

그 뒤에도 갑자기 토끼를 길러야 한다면서 주민들이 굶어죽는데 외화를 퍼주고 스위스에서 토끼 종자와 풀씨까지 사오지 않나, 염소를 길러야 한다면서 또 내리 먹였죠. 북한이 산에 염소와 토끼를 풀어놓으면 군대들이 다 훔쳐다 잡아먹는 게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김정일만 몰랐던 것이죠.

달팽이 기르라고 해서 저도 집에서 길렀던 기억이 있는데, 아무튼 철갑상어 기르라, 자라 기르라 별 희한한 지시 계속 떨어집니다. 문제는 제대로 돌아가는 것이 거의 없죠. 전기가 없고 먹을 게 없고, 도둑 떼는 사방에 널렸는데 동물이 어떻게 삽니까.

그런데 김정일은 막판에 노망이 났다 쳐도 김정은까지 미쳐 돌아다니니 어이가 없죠. 김정은도 잘못 양식한 거 같습니다. 저번에 자라공장 가서 장군님의 유훈을 관철하지 못했다고 지배인 죽였는데, 한술 더 떠서 대서양 연어 기른다, 세포등판에 소목장 건설한다 이러며 한겨울에 평양사람 수만 명 보내 개고생을 시켰죠. 지금 세포등판 까딱 소리 없는 거 봐서 그것도 뻘짓일 것 같습니다.

아니, 인민들이 자라 먹겠다고 합니까, 칠갑상어를 먹겠다고 합니까, 대서양 연어를 먹겠다고 합니까. 인민들이 다 아는 사실을 모르는 딱 두 인간이 군림해 마치 선진국의 군주인양 자기만의 세계에 살고 있으니 정말 황당한 세상입니다.

인민을 각종 공사판에 동원하고 가렴잡세 뜯어내는 생각은 기가 막히게 합니다. 인민의 소원은 다만 강냉이밥이라도 먹고 굶어죽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