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이 뭐예요?" 주린이 대열에 합세하는 북한 돈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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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하 2021.02.20 21:59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한국 사회의 가장 큰 화두는 주식이 아닌가 싶습니다. 코로나19로 주가가 폭락한 3월부터 코스피는 두 배 넘게 상승했고, 뒤늦게 주식에 뛰어든 초보자들을 가리켜 ‘주린이’란 용어도 만들어냈습니다. 주식과 어린이 합성어죠. 동학개미, 서학개미 등 신조어들도 많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모두의 관심사가 주식으로 모아지다 보니 저에겐 안 좋은 면도 있습니다. 왜냐면 요새 보면 유튜브 조회수가 작년 이맘때에 비해서도 절반도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왜 그런지 생각해보면 요즘 사람들이 주식 차트 보느라 유튜브 볼 새가 없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유튜브를 본다고 해도 온통 주식 전문 채널을 찾아보지 북한 이슈는 관심 밖으로 밀려난 것 같습니다.

하긴 뭐 저도 주식을 좀 사서 주린이 대열에 합세를 했는데 누군들 안 그러겠습니까. 김정은이 어지간히 일을 치지 않는 한 북한에서 뭔 일이 벌어지든 그게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전쟁만 나지 않으면 되는 거죠.

그럼에도 이렇게 주성하TV 찾아주시고 봐주시는 분들께 정말 감사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주식에 빠져 있는 것이 비단 한국 사람들뿐이겠습니까. 전 세계가 지금 엄청난 유동성에 힘입어 주가에 관심이 있는 겁니다.

한국의 주린이와 같은 말로 미국에선 로빈후드라 불리는 초보자들이 주식에 매달려 있습니다. 남들 다 버는데 나만 못 버는 것 같이 마음이 급해져서 뛰어드는 겁니다.

그런데 제가 얼마 전에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해외에 나와 있는 북한 무역일꾼들 중에서도 주식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들도 인간인데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가 아는 한 북한 사람도 경제공부를 할 수 있는 책을 구해달라고 저에게 요구해 오기도 했습니다.

특히 북한 사람들에겐 주식의 세계는 신세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예전까지 해외에 나온 북한 돈주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 하고 물어보는 단어의 하나가 바로 주식이었습니다.

시장경제, 자본주의, 상장 기업 등을 이해하는데 있어 가장 핵심적인 것이 주식시장인데, 북한에선 이 주식이 뭔지 전혀 가르치지 않습니다. 김일성대 경제학부 정도나 좀 가르치겠는지, 저도 배운 적이 없습니다. 그러니 북에서 좀 배웠다는 사람도 해외에 나오면 “주식이란 것이 뭔데요?”라고 물어보는 것입니다.

그랬던 사람들이 외국에서 좀 살다보면 주식을 알게 되는 겁니다. 솔직히 잘만 투자하면 돈이 10%, 20% 이렇게 불어나는 것이 그들에겐 얼마나 신기하겠습니까.

북한은 국가 은행에 돈을 저금시키면 그건 떼운 돈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됩니다. 이자란 말은 알지만 아마 최근 30년 내에 이자를 받아본 사람이 있을까 싶습니다. 북에서 돈을 불리려면 장사를 하든가 고리대금업자를 해야 하는데, 이것 역시 비사회주의라고 언제 타도를 당할지 몰라 싶게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배포가 커야 돈 놀이도 하는 것이죠.

그런데 주식시장은 누구나 계좌를 만들어 돈을 벌수가 있습니다. 물론 잃기도 합니다. 북한 사람들이 볼 때 이건 정말 신기한 세상입니다. 내 돈을 넣으면 불어나 있다는 것이 주식은 물론 은행 이자를 받아 보지도 못한 사람들에겐 얼마나 새 세상이겠습니까.

그렇지만 해외 무역일꾼들이 선뜻 주식시장에 뛰어들기는 쉽지는 않았죠. 북한 여권 번호로 계좌 개설부터 되지 않을 겁니다. 그럼에도 북한 부자들은 과거 중국 사람들을 끼고 그들의 명의로 부동산 투자는 많이 했습니다. 단둥에도 신의주가 보이는 압록강변 많은 아파트가 북한 돈주들이 실질적 주인이라는 기사를 외신들도 실었죠.

이랬던 북한 돈주들, 더 구체적으로 해외에 나와 외화를 만지며 큰 돈을 버는 무역일꾼들이 이제는 부동산을 넘어 작년의 주식 열풍 속에 주식 투자에도 뛰어들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아마 작년은 웬만하면 다들 벌었고, 전 세계 주가가 모두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에 투자를 시작한 북한 돈주들도 지금까지 성적을 보면 아주 잘 벌었다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 지금 무역일꾼들이 밖에 나와 할 일도 없습니다. 코로나로 국경을 차단하는 바람에 북에서 내올 물건도 별로 없고, 수입도 못합니다. 북에 돌아가려고 해도 코로나 때문에 오지 말라고 하니 발이 묶였습니다.

무역일꾼들은 너무너무 심심한 상태인데, 주식까지 폭등하니 어떻겠습니까. 친한 친구들끼리 누구는 뭘 해서 벌고, 누구는 뭘 해서 벌었다 소문까지 쉬쉬 돌아가면 안하던 사람들까지 조급해 뛰어들 수 있는 겁니다. 우리가 이런 심리를 잘 알지 않겠습니까.

북한 무역일꾼들이 주식을 해도 이걸 당국이 알기는 불가능할 겁니다. 차명으로 하는데 북한에서 어떻게 알아내겠습니까. 물론 저 역시도 누가 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요즘 북한 돈주들의 관심사와 트랜드가 주식이란 이야기를 듣고 오늘 이 방송을 진행했습니다.

북한 무역일꾼들도 성투하시길 바라고, 또 돈 벌었으면 김정은에게 절대 빼앗기지 말고 해외에 잘 숨겨두시기를 바랍니다. 지금까지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