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종합병원은 돈이 얼마나 없어 완공되지 못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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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2021.03.12 14:53

김정은이 지난해 가장 야심차게 추진했던 사업이 바로 평양종합병원 건설이었습니다. 3월 17일에 착공식을 올리고 완공날짜를 10월 10일로 세웠습니다.

이걸 건설하기 위해 북한에서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던 원산갈마 관광지구 공사가 중단됐습니다. 사람도 많이 숙청됐죠. 김정은은 7월 병원 공사장에 찾아가 총책임자를 비롯한 간부들이 일을 잘 못한다고 질책하고 전원 교체했습니다.

북한에서 김정은이 화를 낼 정도면 그 사람들은 무사하지 못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압니다. 아마 몇 명은 죽고 또 여럿은 정치범수용소에 갔다고 보는 것이 상식입니다. 그런데 벌써 1년이 됐지만 아직 평양종합병원 준공식을 올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지난해 5월 준공식을 크게 열었던 순천린비료공장은 아직까지 가동되지 못하고 있는데, 평양종합병원 공사는 가짜 준공식을 올리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봐야 할까요.

북한은 이에 대해 작년 늦은 여름에 들이닥친 태풍 피해로 인원과 장비들이 그쪽에 우선적으로 투입돼 병원 준공식이 늦어졌다고 변명할 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게 아닙니다.

수해 피해지역에 인원들이 투입돼 집을 지어주는 것이 핵심이었는데, 그것 때문에 병원 건설에 차질이 생겼다면 그런 변명은 먹힐 겁니다. 그런데 평양종합병원은 건물은 이미 다 완공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찍힌 구글어스 사진에 이미 공사에 동원했던 장비와 차량이 철수하고, 외벽 색칠도 했고 잔디를 깔고 나무를 심는 등 주변 조경을 마친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즉 건물 공사는 수해 피해와 상관없이 대략 기한 내로 완성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준공식을 못하는 이유는 한 가지밖에 없습니다. 내부가 완성이 되지 못한 겁니다.

내부에서 가장 핵심은 결국 의료장비가 없다는 것이 아닐까요. 북한의 과거 행태로 보면 아무리 많이 잡아도 필요한 장비의 대략 3분의 1만 넣어도 준공식 쇼를 진행하고, 인민들이 눈물 좔좔 흘리며 김정은에게 감사한다는 영상 질릴 정도로 내보낼 겁니다. 그런데 준공식을 못한다는 것은 안에 장비가 하나도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면 평양종합병원에 장비를 채우려면 돈이 얼마나 들까요. 이걸 추산해야 김정은의 현재 주머니 사정을 우리가 가늠할 수 있는 겁니다.

어디든 이런 각도에서 접근한 기사는 없어서 제가 구글을 열심히 뒤졌습니다. 평양종합병원은 동평양지역에 가로 약 550m, 세로 120m 부지에 20층으로 건설됩니다. 병원은 병상수가 중요한데, 이 자료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대충 짐작은 할 수 있습니다. 평양 제1병원과 옥류병원, 평양산원이 1000병상 정도입니다. 크기로 보면 평양종합병원은 2000~3000병상 정도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이건 결코 적은 숫자는 아닙니다.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이 한국에선 2615병상으로 최대 규모이고, 고려대 구로병원, 안암병원이 1100병상 정도 됩니다. 그러나 한국 병원은 병실이 널찍하니 그런 것이고, 북한은 비좁게 넣으면 같은 건물에도 많이 넣을 수 있을 겁니다.

그럼 평양종합병원이 2000병상일 경우 의료장비에 얼마의 돈이 들까요.
원래 한국은 건물 건설비가 장비구입비보다 더 많이 나가는데, 북한은 땅이 공짜이니 건설비는 빼고 장비만 계산해보겠습니다.

이거 역시 열심히 검색했더니 두 가지 자료가 나오는데, 10년 전에 전북에 모 대학병원 건설을 계획할 때 500병상 규모였는데, 의료장비 구입은 병상당 6000만 원으로 계산해 300억 원으로 책정했습니다. 또 2022년에 광명역에 완공된다는 중앙대병원은 700병상인데 건설비는 2300억이고, 의료장비는 700억 원으로 계산됐습니다. 이건 병상당 장비구입 비용이 1억 원이네요.

그러니 두 사례를 봤을 때 평균은 병상당 8000만 원쯤 됩니다. 북한은 가난하니 비싼 장비는 피하고 싸구려 중국산을 주로 쓰겠지만 그래도 MRI, CT 등의 장비는 기본 가격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절반 이하로 줄이긴 어려울 겁니다.

그래서 북한은 병상당 4000만 원쯤 쓴다고 하면 2000병상이면 800억 원이고, 3000병상이면 1200억 원 정도 나옵니다. 평균으로 잡으면 1000억 원 좌우니까, 결론은 평양종합병원은 의료장비를 완전히 갖추려면 1억 달러 내외의 자금이 든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정은은 지금 최대 국책 사업을 1억 달러가 없어서 마무리 짓지 못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좋은 최신 장비를 사서 들여가면 또 김정은과 가족 등 특권계층이 치료하는 봉화진료소에 보내고, 거기에 있던 기존 중고 의료장비를 평양종합병원에 보낼 수도 있습니다.

봉화진료소에서 진료를 받아봤던 사람이 한국에 한 명이 있는데, 1990년대 들어가 보니 치과 시설이 한국 동네 병원보다 장비가 못하더랍니다. 즉 여러분이 김정은 패밀리보다 더 좋은 장비로 치료를 받고 있을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아무튼 평양종합병원은 언제 완공될지 모르겠지만, 한국에선 재작년에 여기에 의료설비를 보내주면서 남북관계 개선을 진지하게 고민했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누구라고 말을 하지 않아도 대충 누구들인지 알겠죠. 그런데 김정은이 받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궁하면 받을 수도 있을 겁니다. 문재인 정부가 1년 남짓 남았는데, 김정은이 그 안에 평양종합병원을 완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