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판이하게 차이나는 대식가들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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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하 2021.03.18 16:33

오늘은 좀 가벼운 주제를 이야기하려 합니다. 그렇지만 북한 사람들과 만나 술이라도 한다면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기도 합니다.

유튜브 시작한 뒤 저도 이런 저런 영상을 좀 보게 됐습니다. 사실 예전에는 잘 안 봤는데 이젠 발을 담구다 보니 분석도 하면서 보게 된 겁니다.

그런데 유튜브를 보면 카테고리가 참 많습니다. 얼핏 꼽아도 게임 패션 뷰티 브이로그 여행 동물 영화 경제 키즈 등 아무튼 수십 가지가 있습니다.

주성하TV는 그중 한 카테고리인 정치에서 뉴스나 이슈로 다시 들어가서 그 안에서 다시 북한이란 분야에 속합니다. 그러니까 비유하면 유튜브를 지구라고 보면, 대륙들이 있고, 그 안에 다시 국가가 있고, 국가 안에 지역이 있는 것과 비슷한 건데, 북한이란 이슈는 지역으로 쳐도 아주 작은 지역입니다. 그런데도 북한 관련 유튜브 채널은 참 많죠.

그런데 이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니고, 다시 다른 대륙으로 가보면 그중에 먹방이라고 있습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먹방 유튜버들이 뒷광고 논란으로 뉴스에 오르내렸죠. 뒷광고 이야기하니 참 그런 게, 먹방이나 패션 게임 키즈 등 다른 유튜브들은 다 이렇게 뒷광고라도 붙는데, 이 북한 유튜브는 불쌍하게도 광고도 붙지 않습니다. 북한을 다루는데 누가 광고 붙이겠습니까. 그런 측면에서 북한 유튜브는 거지같은 북한을 다루는 죄로 역시 거지가 돼서 살아야 하는 팔자입니다.

아무튼 다시 먹방으로 돌아가면 작년에 논란이 됐던 유명한 인물들이 쯔양, 벤쯔, 문복희 등등 아주 잘 나가는 유튜버들이 있습니다.

먹방은 사이즈가 다른 것이, 지역이라 할 수 있는 북한은 아무리 구독자가 많아야 몇 십 만이고, 국가에 비교할 수 있는 정치는 아무리 많아야 100만 겨우 넘는데, 먹방은 찾아보니 문복희 500만 넘고, 쯔양이 300만, 벤쯔 200만 등 정치, 시사에 비교할 상대가 아닙니다. 

정치시사가 한국이면, 먹방은 러시아쯤 되는 사이즈인데, 저는 옛날에는 사람들이 왜 먹방 보는지 몰랐어요. 남이 먹는 걸 왜 30분이나 들여다보는지 이해가 안됐거든요.

그런데 한두 번 여긴 뭐가 재미있나 보게 되니까 신기하긴 하더군요. 쯔양 채널 보니까 앉은 자리에서 라면 20개 넘게 먹고, 거기에 또 곱창을 10인 분 넘게 먹고. 솔직히 이 아가씨가 사람이나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아마 다른 사람들도 그런 생각으로 입을 딱 벌리고 보겠죠. 먹방 하는 사람들의 내장 구조가 저는 암튼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먹방하는 사람들이 수익이 연간 10억, 20억 씩 법니다. 그것도 모자라 뒷광고로 또 몇 십억 챙기다가 들켜서 작년에 난리가 난거죠. 저는 그걸 보면서 딱 드는 생각이 하나 밖에 없습니다. 저는 먹는 재능이 죽어도 없으니 그들이 버는 수입이 어차피 제가 절대 오를 수 없는 나무이니까 부럽지는 않은데, 먹방 유튜버들을 보면서 “정말 운이 좋은 사람들이다”는 생각이 듭니다.

먹방하는 사람들을 고상하게 말해서 대식가라고 표현할 수 있죠. 그런데 북한에서 저는 대식가란 표현을 쓰는 것은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북한에선 많이 먹는 사람들이 정말 경멸의 대상입니다. 가족들도 엄청 구박하죠.

북한에선 대식가란 표현대신에 많이 먹으면 “이, 식충아”라고 합니다. 함경도 지방에선 식충이란 말도 안 쓰고 ‘쓩치’ ‘게걸이’ 이런 사투리로 표현합니다. 많이 먹는 사람들 보면 “이 게걸이 새○들” “배에 게걸이 들었나” “야 이 슝치야, 혼자 다 먹었냐” 이런 욕을 하는 겁니다.‘ 많이 먹는 사람은 기를 펴고 살 수가 없죠. 아마 한국도 가난했던 1950년대, 1960년대엔 그랬을 겁니다.

그런데 태어나기를 많이 먹게 태어난 사람들은 어느 곳에서 살던지 아무튼 허기를 계속 느끼는 거 아니겠습니까. 1990년대 고난의 행군 때 제일 먼저 굶어죽은 사람들이 바로 대식가들이죠. 그리고 가장 멸시받고 천대받던 사람들도 대식가들입니다. 지금 북한에 대식가들이 살아남아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뭔 말이냐면 쯔양이나 문복희는 북한에서 태어났으면 20살까지 살아남는다는 것이 기적이고, 살아 있어도 식충이라고 소문이 자자해서 시집도 못가고 아무튼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태어난 행운 때문에, 그리고 바로 유튜브 시대에 태어난 천운 때문에 어마어마한 부자가 될 수 있는 겁니다.

북한 사람들에게 한국은 많이 먹는 능력만 있어도 부자가 된다고 하면 도무지 이해하지 못할 겁니다. 그들의 상식으론 한 끼에 몇십명분을 먹으면 집안이 망해야 되는데 부자가 된다니 그걸 어떻게 상상하겠습니까.

북에서 태어나고, 남에서 태어나고 그게 사실 조물주의 입장에선 별거 아닐 수도 있습니다. 태어나 보니까 서울인데, 누군 태어나보니 서울에서 불과 몇 십㎞ 떨어진 개성입니다. 그런데 그 차이가 하늘땅이고, 특히 대식가로 태어난 사람들에겐 삶과 죽음을 가르는 차이이기도 합니다.

그니까 문복희나 벤쯔, 쯔양 이런 먹방 유튜버들을 만나면 이런 이야기는 꼭 해주고 싶습니다. “나 개인적으론 당신들이 한반도에서 가장 운이 좋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입니다.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