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봉쇄 1년, 2021년 봄 평양의 현재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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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하 2021.04.01 16:48


코로나로 인해 북한의 경제사정이 매우 안 좋아 지는 상황에서도 김정은이 향후 5년 안에 평양 시내에 5만 세대의 살림집을 건설하겠다고 목표를 내걸고 23일 직접 착공식에 참가했습니다.

저번 생방송에서 말씀드렸지만, 올해 우선 1만 세대를 짓고, 앞으로 5년 동안 매년 1만 세대씩 5만 세대를 짓겠다고 하는데, 사동구역뿐만 아니라 서포지구, 금천지구, 9·9절 거리지구에 해마다 1만 세대씩 짓겠다고 합니다. 지명을 들어도 모르실 건데, 아무튼 평양시를 동서 방향과 북쪽 방향으로 확대하려고 하는 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지난 생방송에서 김정은이 류경호텔 주변 아파트 공사에서 철강과 시멘트가 걸리자 이걸 풀기 위해 중국에서 수입을 허용했다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류경호텔 인근 지역은 벌써 건설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이 25일에 보통강구역 강안지구에 건설되는 다락식 주택구를 방문했다고 하는데, 이곳이 류경호텔 인근이고 이곳 아파트는 중앙당에서 직접 책임지고 건설한다고 노동신문이 밝혔습니다. 김정은도 향후 지어질 5만 세대 외에 이미 1만6000여세대가 건설 중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평양에 앞으로 5년 안에 7만 세대가 건설되면 세대 당 식구를 4명으로 계산해도 28만 명이 살 수 있는 아파트가 신규로 건설됩니다. 평양시 인구가 250만 명 정도로 추산되는데 28만 명이면 10% 이상이 살 수 있는 규모로 매우 방대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알기 쉽게 서울과 비교를 해보면 서울 전체 주택수가 350만 채인데, 10% 이상이면 한 40만 세대가 새로 건설되는 셈입니다. 이번 ‘2·4부동산대책’에서 서울에 32만 세대를 공급하겠다고 하는데 그것보다 더 큰 대책인 것이죠.

하지만 북한에서 아파트 짓기는 서울보다 훨씬 쉽습니다. 일단 땅값이 들지 않고 인력은 군인과 돌격대를 보내면 먹여만 주면 일을 합니다. 기껏 드는 것이 자재비 정도입니다.

그런데 김정은이 돈이 없는데 어떻게 아파트를 건설할까 이런 의문이 드실 겁니다. 사상 최강의 대북제재와 코로나 사태로 북한의 공식 무역은 꽁꽁 말랐고 돈 들어올 데도 없는데 무슨 돈으로 건설할까. 평양종합병원이나 원산갈마관광단지도 건설 못했는데 무슨 건설을 또 하냐고 의문이 생길 수가 있습니다.

제가 계속 말씀드렸지만 아파트 공사는 병원이나 관광단지와 진행되는 매커니즘이 다릅니다. 병원과 관광단지는 국가돈, 즉 김정은 주머니에서 나가야 할 것이 많지만 아파트 단지 건설은 그렇지 않습니다. 돈주들의 돈으로 건설됩니다.

그렇다면 돈주를 약탈해 건설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돈주들도 대규모 아파트 건설을 환영합니다. 한 몫 챙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입니다.
이에 대한 내용은 지난 토요일 생방송에서 자세히 설명드렸습니다. 그래서 북한의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매커니즘을 이해하실 분은 토요일 생방송 ‘평양시민의 절규’를 보시면 잘 이해되실 겁니다.그래서 생략하겠습니다. 

그런데 최초의 1만 세대 거리를 대동강 이남 사동, 송신이란 곳에 건설한다고 하는데, 여긴 평양의 가장 끝입니다. 궤도전차의 종점인데, 한국으로 치면 미사리나 은평 정도라고 해야 하나요. 아니 체감상 더 먼 곳 구리나 김포신도시 정도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이곳에 1만 세대가 건설된다는 말을 듣고 제일 먼저 그럼 교통은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양은 대동강 이남에 지하철이 없는데, 그래서 대동강의 남쪽, 즉 평양의 강남은 가난하고 돈이 없는 동네입니다.

당장 지하철을 건설할 여력은 못되는 것 같으니 새로 지어지는 거리는 아마 버스가 주요 교통수단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김정은도 25일에 보통강 강안지구 주택지구를 시찰하고 바로 버스공장에 갔습니다. 그럼 버스는 잘 다닐 수 있을까요. 버스가 잘 다니려면 정전이 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데 요즘 놀라운 일이 있습니다. 지금 코로나 봉쇄로 북한 사정이 너무 안 좋아지고 있지만, 의외로 놀랄 만큼 개선되는 부분이 적지 않는데, 그중 하나가 평양시 교통 사정이라고 합니다.

제가 평양에 사는 사람에게서 얼마 전 직접 들은 사실인데, 이젠 버스가 항상 다녀 정류장에서 긴 줄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합니다. 버스 요금도 불과 2년 전만 해도 노선 길이와 버스의 형태에 따라 북한돈 1000원~3000원 사이에서 마음대로 정했는데 이젠 모든 노선이 평양 안에선 무조건 1000원으로 고정됐다고 합니다. 평양시민들이 환영할 만한 일이죠. 

아마 버스 사정이 풀렸으면 김정은이 저렇게 자신감 있게 평양시 건설을 추진할 수 있는 배경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새로 짓는 단지에 노선 2~3개 배정할 여유가 되는 겁니다.

덧붙여 말하면 평양시는 코로나 이후에 배급도 다 주었다고 합니다. 지방은 아우성인데 평양은 사정이 우리 생각보다 꽤 괜찮다는 의미입니다. 버스가 잘 다닌다는 것은 전기 문제도 풀렸다는 의미인데, 요즘 평양시는 하루 17시간 이상 전기를 무조건 보장하게 한답니다.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코로나로 꽉 막힌 지금 이 시점에 전기사정도 상당히 좋아졌다고 하니 놀랍습니다. 제 생각엔 중국에 팔아먹던 석탄이 못나가서 그걸 내수용 전기생산에 쏟아 부은 것 같고, 또 고장 난 발전기들도 중국에서 부품들을 들여와 수리한 것 같습니다.

특히 눈길을 끄는 점은 전자지불체계가 광범위하게 도입돼 이젠 북한 사람들도 한국의 삼성페이처럼 휴대전화로 결제할 곳이 상당히 많아졌다고 합니다.

상점, 식당, 택시비 등을 다 휴대전화로 물 수 있는데, 이렇게 되니 수납에 서있던 사람들이 울상입니다. 북한에선 수납대에 서면 현금을 몰래 슬쩍 할 수 있어 매우 인기가 좋은 직업이었는데, 요즘은 전자지불체계가 잘 도입돼 너무 투명하게 된 것입니다. 

특히 택시기사들이 현금을 많이 떼먹었는데, 이젠 현금을 내는 사람이 적어 제일 슬퍼한다고 합니다. 북한에서 가장 인기가 있던 직업 중 하나인 택시기사 직업이 앞으로 선호도가 떨어지겠네요. 그외 운송배달체계도 활성화되고 전문 운송을 맡아주는 회사까지 나왔다고 합니다.

이런 점들이 평양에서 일어나는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는 변화인데, 우리가 북한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무조건 안 좋아질 것이라는 시각에서 벗어나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왜 그렇게 됐는지 분석하는 것이 북한을 정확하게 보게 만드는 기초가 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현재 평양만큼은 코로나 여파에도 개선되는 점들이 많고, 결국 이것은 김정은의 자신감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분석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