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위사령부 장교 수백 명 하루아침에 날아간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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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하 2021.04.30 17:39


얼마 전 김정은이 보통강 옆 강안지구에 호안다락식 거리라는 것을 조성하겠다고 하면서 두 차례나 찾아갔습니다. 800세대가 들어서는데, 벌써 들어갈 사람들이 정해졌습니다. 김정은의 말로는 당과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각 부문의 노력혁신자, 공로자와 과학자, 교육자, 문필가 이런 사람들에게 선물로 준다고 합니다.

이 말은 따져놓고 보면 결국 김정은이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선물로 하사하겠다 이런 뜻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거리는 생활공간과 생태공간이 융합된 새로운 형태의 현대화된 최신식 주택구로 건설한다고 하는데, 고급 주택과 공원이 잘 어울려진 주택들이 될 것 같습니다.

가뜩이나 그 강안지구는 평양에서도 입지가 핵심 노른자위로 꼽히는 곳인데 거주 환경까지 훌륭하면 너도나도 거기 들어가지 못해 침을 흘릴 것 가틉니다.

그런데 그 입지 좋은 곳에 가진 권력과 위세를 이용해 살다가 8년 전에 무리로 박살이 난 기관이 있습니다.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오늘 전해드릴 것인데, 주성하TV는 구독 좋아요도 좋지만 끝까지 들어주시면 더욱 힘을 얻습니다. 특히 오늘은 핵심 내용이 마지막에 나옵니다.

북한에서 살려면 권세와 돈 중에 어느 것을 추구하겠는가 할 때 아마 대다수 사람들이 권력을 추구할 것입니다.

북한같은 독재 국가는 결국 권력이 있는 자들에게 돈이 가게 돼 있습니다. 돈만 있으면 권력자들에게 뜯기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최고의 권력을 가진 자들이 가장 많은 돈을 가질 수 있는 구조인데, 그래서 탈북한 사람들을 통해 조사를 해봐도 92%라는 압도적 숫자가 북한의 최고 부자를 중앙당 간부들로 꼽습니다.

대신 고위 간부로 올라갈수록 언제 김정은의 눈 밖에 나서 숙청될지 모르는 공포감은 더욱 커집니다. 부자가 되고, 또 가문까지 챙길 수 있는 권력을 제공하는 대신 김정은에게 약간이라도 눈 밖에 나면 죽을 팔자인 셈인데, 김 씨 가문이 독재를 해 온 방식이고 마피아 조직 운영 방식과 판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탈북자들에게 중앙당 간부 다음으로 잘 사는 직업을 물으면 법관을 꼽습니다. 법이란 것도 또 권력이 아니겠습니까. 이걸 무소불위로 휘두르면 사람들이 뇌물을 바칠 수밖에 없죠. 한국은 법관 하면 검찰, 재판소 이런 것을 떠올릴 것인데, 북한은 검찰이나 판사보다 현장에서 단속해 잡아가는 부서가 훨씬 더 권력이 큽니다.

북한에서 이런 3대 사법권력 부서는 보위성, 안전성, 군 보위국을 들 수 있습니다. 군 보위국은 한국에서 5공 시절의 보안사와 같은 권력을 휘둘러왔는데 2016년 이전에는 보위사령부로 불리다가 지금은 군 보위국이 됐습니다.

원래는 보위성이 훨씬 더 파워가 막강했는데 1990년대 중반 김정일이 선군정치를 표방하면서 보위사령부가 갑자기 파워가 강력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보위사령부 군관이 되면 민간 보위부 장교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쓸어 담을 수 있었습니다.

왜냐면 선군정치 이후에 군부가 각종 외화벌이회사들을 우후죽순처럼 장악하다보니 군부에 돈이 많게 됐습니다. 2월에 김정은이 특수기관 무역회사들과의 전면전쟁을 선포했는데, 실제 북한 무역기관의 80%가 군부 소속입니다. 80%란 수치는 제가 오늘 한국에선 최초로 공개하는 수치입니다.

이렇게 되니 북한이 버는 대다수의 달러가 군부에 몰리게 되죠. 이 군부 비리를 잡는 곳이 바로 보위사령부입니다. 또 잡히면 군법에 의해 처벌되는 곳이 군이죠. 당연히 비리가 걸리면 상납하는 뇌물 액수가 민간보다 훨씬 더 큽니다. 이러니 보위사령부 군관들이 부자가 되지 않겠습니까.

더구나 이것 역시 최초로 공개하는 사실이지만, 보위사령부 산하에 자체 무역회사만 5개나 갖고 있습니다. 자체로 버는 돈도 만만치 않죠. 거기에다 보위사는 포악성과 약탈성이 민간 보위부보다 훨씬 악명이 높습니다. 보위사 군관들에 비하면 민간 보위부는 양반 수준입니다.

이렇다보니 보위사에선 좌급 군관 즉 소좌 정도만 되면 승용차를 자체로 구입해 타고 다니고 평양 고급아파트에서 살고 그랬습니다. 원래 승용차가 편제로 나오려면 최소 대좌급 상좌 정도에서 나오는데 보위사는 차 명의를 군부 무역기관 이름으로 하고 자가용처럼 타고 다녔습니다.

이런 보위사 군관들이 가장 선호한 지역이 바로 창전거리와 보통강 주변, 그리고 만수대거리입니다. 시청자 분들은 평양 지명을 잘 모르시겠지만, 이건 다 도보로 10분 안팎의 거리에 있고, 이번에 김정은이 선물용 주택을 짓겠다고 한 곳 주변입니다.

입지도 좋고 고급아파트도 많고 하니 돈 많은 보위사 군관들이 여기에 몰려 살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평양에선 “보위성에서 근무한다”고 하면 “붉은별 거리에서 살겠군요”라고 하고, 보위사에선 근무한다면 “창전거리에서 살겠군요”라고 합니다. 보위성 본부가 가까운 붉은별거리는 창전거리에 비하면 집값이 절반도 안 됩니다.

그런데 2013년 김정은이 김원홍 당시 보위상이랑 같이 암행어사처럼 평양을 몰래 돌아보다가 보통문 앞 고급아파트를 지나게 됐습니다. 그런데 그 아파트 앞에 차가 꽉 차 있었습니다. 북한은 아파트에 지하주차장이 없으니 다 보일 수밖에 없는데, 간부들에게만 승용차가 허용되기 때문에 차만 보면 그 아파트 수준을 알 수 있죠.

김정은이 화가 나서 “여기엔 어떤 새끼들이 살기에 이렇게 차가 많나. 알아봐”라고 했답니다. 그래서 조사를 했더니 그 아파트가 거의 보위사령부 군관들 단체 아파트처럼 돼 있었습니다. 돈 많으니 너도 나도 들어가 산 것이죠.

김정은이 그 말을 듣고 김원홍에게 “당신이 어지럽힌 애들이니까 당신 손으로 쓸어내”라고 했답니다. 김원홍은 2003년부터 2010년까지 보위사령관을 지냈습니다. 결국 그 아파트에 살았던 보위사 군관들은 아주 불운하게도 몽땅 보위사에서 쫓겨났고, 아파트에서 쫓겨났고, 차도 빼앗겼습니다.

동정할 필요는 없겠지만, 보통강 그 동네에서만 살지 않았어도 살았을 것을 정말 운도 없네요. 그렇게 숱한 보위사 군관들이 숙청된 원성이 맺힌 터 바로 옆에 이번에 김정은의 선물주택지구가 건설되는 겁니다. 오늘 이야기 여기서 마칩니다.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