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서 음주운전하다 걸리면 어떤 처벌이 내려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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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하 2021.06.09 17:34

 

제가 한국에 와서 보니 음주운전 때문에 인생 망가진 사람들이 참 많더라고요. 한국에선 음주운전하면 처벌도 처벌이지만, 그게 평생 꼬리표가 붙어 다닙니다. 고위공직자 청문회 할 때보면 10년 전, 20년 전 음주운전도 나와서 공격 대상이 됩니다.

“음주 한 번한 대가가 참 가혹하구나” 이런 것을 느꼈죠. 저는 2002년 한국에 입국해 4개월 뒤부터 기자가 됐는데, 기자란 직업이 참 술자리가 많은 직업입니다. 그런데 사람이란 것이 술 먹고 이성을 잃고 객기를 부릴 때도 있고, 술 먹다가 차 빼라 그래서 나가서 빼다가 잡힐 수도 있고 그렇지 않습니까.

목숨 걸고 한국에 왔는데 최소 음주운전으로 망가지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한 대책은 차를 아예 소유하지 않는 것입니다. 한국에 와서 지금까지 저는 차를 몰고 다니지 않았습니다.

사실 북에서 온 탈북민들을 보면 차에 대한 소유욕이 좀 강합니다. 북에서 승용차는 고위 간부만 타는데, 여기 오면 돈 좀 모으면 얼마든지 살 수 있거든요. 자신이 목숨 걸고 한국에 온 보람을 차를 살 때 느끼는 겁니다. “내 인생이 달라졌구나”하고 말입니다.

저도 차를 몹시 갖고 싶었는데 참았습니다. 다행히 제가 동아일보 기자를 하다보니 돈이 없어 차도 못 사냐 이렇게 측은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어서 다행입니다.  

2년 반 전에 윤창호법이 통과되면서 이제는 음주 단속 기준이 혈중알코올 농도 0.03%부터 처벌합니다. 형사처벌, 면허정지는 물론 도망치면 5년 이하의 징역까지 보냅니다. 법 적용이 세죠.

그런데 여러분, 그거 아십니까. 제가 볼 때는 음주운전 처벌은 평양이 최고로 센 것 같습니다. 흔히 북한에는 음주처벌이 없다 이렇게 알고 있는데, 일부만 맞고 일부는 틀립니다. 평양에서 음주운전하면 무조건 차를 빼앗깁니다.

그런데 음주 운전자에 대한 처벌은 또 약합니다. 물론 최악의 경우 정치범으로 몰리기도 합니다. 아주 특이한 평양의 음주단속을 말씀 드릴텐데, 주성하TV는 구독 좋아요도 좋지만 끝까지 들어주시면 더욱 힘이 납니다.

차를 몰고 가다가 음주단속을 받은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겁니다. 음주측정기에 후~하고 불라고 하죠. 그런데 평양에서 술을 먹고 가다가도 음주 측정에 걸립니다. 거기서 쓰는 음주측정기는 한국하고는 생김새가 다른데, 중국산 아닐까 싶습니다.

평양은 교통경찰이 11지구대까지 나갑니다. 평양 교통경찰은 특이하게도 노란 벤츠를 끌고 다니며 단속을 합니다. 지금 차가 바뀌었는지는 모르겠는데 7~8년 전까지도 노란 벤츠였습니다.

이 노란 벤츠들이 길목에 서 있다가 차를 잡아서 음주측정을 하는데, 북한 사람들은 술을 먹으면 대체로 한두 잔으로 끝나지 않고 엄청 마시는데다 북한 술이 냄새가 셉니다. 벌써 창문만 내려도 술 마신 사람은 냄새가 심하게 나죠. 정확한 음주 처벌 기준을 우리는 널리 알리죠. 누구나 운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북한은 차를 모는 자격도 학교 갔다 와야 줍니다. 최소 6개월 운전수양성소를 나와야 면허가 나오니 운전수는 아주 제한돼 대중에게 음주 기준을 알리지 않습니다. 교통안전원 정도는 음주기준을 알고 있을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술 먹으면 걸립니다. 대체로 불라고도 안하고 그냥 너 술 마셨구나 하고 끌고 갑니다. 걸리면 어떻게 하냐. 바로 차를 압류합니다. 아예 차를 빼앗기는 겁니다.

그런데 또 사람은 처벌이 약해요. 사고를 치지 않으면 별다른 형사적 처벌은 없고, 행정처벌을 받습니다. 뭐냐면 당적 경고를 먹거나 사상투쟁회의에 올라가거나 합니다. 그러나 사고 치면 수위에 따라 면허 취소도 되고, 지방에 추방시키고, 또 감옥에도 갑니다.

근데 북한에선 차 한대가 얼마나 귀한 겁니까. 지방 집 한 채 값인데, 이거 빼앗기는 것이 너무나 크죠. 한편 빼앗긴 차들은 어디로 가냐. 평양 보통강구역에 가면 보통강에 낙원다리라고 있습니다. 국가 압수품이니까, 그 낙원다리 아래에 보내 모아두고 나중에 다른 데 주죠.

문제는 낙원다리에 가면 차를 찾아올 수가 없다는 겁니다. 우리로 치면 장차관 정도의 권세를 가지고 김 씨 가문이 하사한 차 정도 아니면 절대 못 찾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여긴 뇌물도 통하지 않습니다. 가면 끝입니다.

그래서 차를 빼앗기면 차를 소유한 기관이 제일 먼저 수소문하는 것이 차가 지금 어디에 가 있는가 하는 겁니다. 아직 보안서 마당에 있다면 뇌물이 통할 여지가 있는데, 낙원다리에 가면 아예 포기하고 차를 새로 사는 것이 낫습니다. 거기 가면 이미 중앙까지 등록돼 있어 차를 뽑는데 뇌물을 여기저기 뿌리는 것보단 그 돈으로 차를 하나 새로 사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그러니 낙원다리는 이름과 정반대로 원망의 다리, 저주의 다리, 눈물의 다리의 대명사입니다.

그럼 평양은 왜 이런 가혹한 처벌을 할까요. 평양에서 음주하는 것은 장군님의 안위가 걸린 정치적 문제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서 “네가 술 먹고 음주 운전하다가 장군님 차도 몰라보고 박으면 어쩌냐” 이런 논리입니다. 이건 정치적 논리가 적용되는 겁니다. 음주 운전 뿐만 아니라 심각한 교통규정 위반도 같은 논리로 처벌합니다. 그래서 평양 중심부에 들어가면 정말 교통규정도 잘 지켜야 하고, 음주운전은 절대 안 됩니다.

2013년 5월에 평양 교통안전원하던 이경심이란 여성이 갑자기 보통 죽어서야 받는 북한 최고 훈장인 공화국영웅 칭호를 받아 놀랐죠. 사람들이 무슨 공적을 세웠길래 저 아가씨가 표창받았냐 수군거렸는데, 이유는 정확히 저도 모르겠습니다. 김정은 차량 행렬이 지나갈 때 무궤도 전차가 모르고 오는 걸 그 앞에 뛰어들어 막았다는 말도 있긴 했습니다. 아무튼 평양에서 음주는 절대 안 됩니다. 거긴 걸리면 손해가 너무 큽니다.

그럼 평양은 그렇다쳐도 지방은 어떨까요. 거기 가면 또 이게 같은 나라 맞냐 싶을 정도로 개판입니다. 음주측정 자체가 거의 없고, 술 먹고 가다가 걸려도 담배 한 갑 찔러주면 끝입니다. 제가 북에 있을 때 우리 집에 자주 다니는 운전수가 있었는데, 기본이 술 한 병 얻어먹고 떠납니다. 지방은 차가 많지 않아서 술 먹고 떠나도 길에서 다른 차를 박을 확률은 낮고, 도로가 나빠서 굴러 떨어지는 사고가 제일 많습니다.

북한 음주 처벌에 대해 이젠 좀 이해가 되십니까. 사실 북한은 면허를 받은 운전사가 드물어서 대다수 탈북자들도 이에 대해 잘 모릅니다. 그러니 지방 사람들은 음주운전이 없다고 하고, 평양 사람들은 음주했다 개털된다고 하고 그러는 겁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말씀드리고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