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시민 99%도 모르는 평양 도로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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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하 2021.06.10 10:34

얼마 전 중앙일보에서 김정은이 사는 집이 대거 수리돼 새로 단장했다는 소식을 보도했습니다. 위성사진을 바탕으로 분석한 것인데, 이 집이 과거 김정일이 살다가 지금은 김정은이 사는 집입니다.

평양 중심부 중앙당 본부청사에서 250m 떨어져 있는 곳인데, 지하도로로 중앙당 청사와 연결돼 있어 김정일은 집무실에서 엘리베이터로 지하로 가서 집으로 퇴근했습니다. 아버지가 죽은 뒤 김정은이 물려받았는데, 죽은 아버지가 쓰던 것을 물려받아 쓰기는 찝찝했는지 아예 완전히 뜯어 고쳤습니다.

제 뒤에 보이는 사진이 2009년에 찍은 사진이고, 2012년 사진을 보시면 지하도로가 새로 생긴 것이 확인됩니다. 급히 고쳐 쓰긴 했는데, 마음에 안 들었는지 다음 사진을 보시면 2015년부터 다시 대대적인 공사를 진행해 올해 1월에 새로 신식 건물로 만들었습니다.

그럼 2009년부터 차례로 한번 보시겠습니다. 2009년 사진, 2012년 사진, 2015년 사진, 2021년 사진입니다. 얼마나 바뀌었는지 확인이 되시죠. 나라를 잘 살게 할 생각은 않고 자기 집 공사에 이렇게 열심인 것을 보니 정말 지도자의 자격은 1도 없습니다.

주목할 부분은 바로 지하 출입구입니다. 그런데 이게 확연하게 나타나서 그렇지 사실 김정일 때도 지하도로가 있었습니다. 아무튼 이 김 씨 집안은 두더지처럼 땅 속으로 다니길 아주 좋아합니다. 출퇴근도 지하로 해, 외부 나갈 때도 지하로 다니고 그럽니다.

그런데 그럴 바에는 자기들이 쭉 지하로만 다닐 것이지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어쩔 수 없이 평양 일반 도로를 타고 다닐 때도 있는데 이게 참 민폐입니다. 오늘은 김 씨 일가를 위해 설계된 평양 도로의 비밀 하나를 말씀드리려 합니다.

평양을 처음 가본 외국인들은 도시가 깨끗하다고 감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깨끗함을 위해 평양 사람들은 꼭두새벽부터 나와 거리 청소를 의무적으로 해야 합니다. 평양 사는 것이 마냥 행복한 것이 아니라 이렇게 괴로운 일도 많습니다.

외국 중요 인물이라도 오면 도로와 인도를 구분하는 대리석 턱까지 물걸레질해야 합니다. 그런데 늘 청소하는 문화에서 살면 또 그러려니 합니다. 우리는 새벽에 도로 청소하려 나오라면 폭동이 일어나지 않을까요.

외국인들은 또 도시 구획이 잘 돼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도 그럴 것이 평양은 새로 만든 도시이기 때문입니다. 유럽의 유명 도시에 가면 수백 년 전에 건설한 건물과 도로가 그대로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현대적으로 다시 만들기 어렵죠. 런던, 파리 등이 특히 그러하죠.

그런데 있다가 평양에 가면 새롭긴 할 겁니다. 평양은 1950년 6.25전쟁 동안 완전히 황폐화됐습니다. 평양1백화점 건물이 좀 형체가 남아있었을 뿐, 나머지는 몽땅 잿더미였죠.

전쟁이 끝난 뒤 평양을 새로 지었습니다. 그러니까 평양은 지은 지 환갑이 좀 넘은 도시라는 뜻입니다. 세계 어느 나라 수도가 가장 오랜 건물이 60년 정도밖에 안됩니까.

물론 브라질이나 파키스탄, 미얀마처럼 수도를 이전하면서 새로 만든 도시들도 있습니다만, 거기 가도 도시가 다 새 건물이고 깨끗하고, 구획도 잘 돼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평양은 현대에 새로 건설한 도시라고 할 수 있는 거죠. 그러니 도시 구획이 현대의 요구에 맞춰 돼 있다고 느낄 수 있겠죠.

또 하나 평양에서 내세울 것이 있습니다. 바로 도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평양에서 운전 좀 하다가 온 사람들은 서울에 와서 답답해서 운전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왜냐면 서울에는 신호등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좀 가다가 횡단보도가 걸려 서고, 서고하면 짜증이 나죠. 그런데 평양에는 횡단보도가 거의 없습니다. 그러니까 평양 시내에서도 시속 100키로 놓고 달려도 거침이 없다는 것입니다. 광복거리 같은 곳에 가면 비행장처럼 넓은 도로가 10리 넘게 쭉 이어지는데 서지 않고 달릴 수 있습니다. 이것 역시 어느 나라 수도에서도 볼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 평양은 단연 운전자의 천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왜 그런지 아십니까. 운전자들을 위해서였을까요. 아닙니다. 바로 국민을 대하는 철학의 차이에서 갈라지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물론 다른 나라도 시내 도로는 보행자 편의를 위해 우선적으로 건설합니다. 그런데 평양은 인민이 개돼지인 나라이니까 승용차 탄 소수의 간부들을 위해 도로가 건설됐습니다.

평양 도로는 사거리 정도만 빼면 일반 도로에서 다 육교나 지하도로로 보행자들이 통과하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평양에는 곳곳에 육교와 지하도가 있습니다. 그런데 보행자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면, 특히 장애인 편의시설까지 고려한다면 육교나 지하도는 매우 불편합니다. 횡단보도로 건너는 것이 제일 빠르고 편합니다.

그런데 평양은 그렇지 않습니다. 도로가 승용차를 탄 간부들 위주로 건설됐다고 말하는 것도 정확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김 씨 일가가 무슨 간부들을 또 그리 신경 써주겠습니까. 그들 눈에는 간부도 다 개돼지죠.

평양의 도로는 김 씨 일가를 우선적으로 내세워 건설된 것입니다. 김정일이 행사 나갈 때에는 신호를 파란색으로 다 열고 다니니 문제는 없는데, 그 외에도 암행어사처럼 밤에 몰래 다닐 때도 참 많습니다.

그런데 횡단보도가 많아 신호가 걸리니 짜증이 났던 겁니다. 그래서 “뭐가 이리 신호가 많이 걸려. 횡단보도 없애고 육교와 지하도를 만들어”라고 했답니다. 물론 핑계는 “차가 가다서다 하면 수령님의 사색이 깨지고 휴식에 방해된다”는 식으로 내걸었을 겁니다. 이후에 평양 도로에서 횡단보도가 사라지고 육교와 지하도가 대량으로 생겨났다고 합니다.

이것도 모르고 외국인들이나 한국에서 간 사람들은 도로가 시원하게 뚫려서 좋다고 멋모르고 좋아하는 겁니다. 어느 나라 가도 교통체증이 장난 아닌데, 평양은 안 그렇다는 거죠.

평양은 요즘에 출퇴근 시간에 교통체증이 있긴 한데, 대개는 차가 쭉쭉 잘 빠집니다. 그건 차가 적다는 이유도 있지만, 중요하게는 도로에서 막히는 횡단보도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평양에 가서 겉으로 보이는 것만 보고 찬양하지 말고 내막을 뜯어보는 눈을 키워야 합니다.

도로 하나에도 인민은 길을 건너려면 계단을 힘들게 오르내려야 하고 차를 탄 간부들은 흥얼거리며 다니는 북한의 속성이 비껴 있는 것입니다. 말로는 인민을 하늘처럼 생각한다고 하지만, 김 씨 일가를 위해 인민이 노예가 돼서 사는 북한의 실상을 평양의 도로 시스템 역시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버디찬스 06/11 15:13 수정 삭제
추천 꾸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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