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북한 호텔들의 도청·몰카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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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하 2021.07.07 16:58


여러분들이 북한에 갔다면 당연히 호텔에 묵어야겠죠. 그렇다면 내가 든 이 호텔방에는 도청기가 있을까요, 없을까요. 몰래카메라는 있을까요, 없을까요. 이렇게 물어보면 대개는 있다고 대답할 거지만, 솔직히 증거는 없어 확실한 것인지 반신반의할 겁니다. 제가 오늘 북한의 도청 방식과 담당 기관에 대해 말씀드리려 합니다. 확실하게요.

남과 북에서 다 같이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보면 ‘귀때기’라는 도청 전문가가 나오죠. 모든 통화를 도청해서 보고하는 군인인데, 저는 솔직히 귀때기란 말은 처음 듣습니다. 북에서도 들어본 적이 없고요.

예전엔 보통 일반 시민들은 도청 같은 것을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살았죠. 전화 있어야 도청이든 뭐든 당하겠는데, 그건 고위 간부들의 영역이라 평백성의 입장에선 도청 당해봤으면 좋겠다는 하소연이 나올 법합니다. 요즘엔 휴대전화가 보편화돼서 도청을 신경 쓸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실제 북에는 도청을 전담하는 조직이 있습니다. 2016년 1월 평양 양각도호텔에 투숙하던 미국 청년 오토 웜비어가 선전 문구를 떼어냈다가 체포돼 결국 목숨을 잃은 사건은 다들 아실 겁니다. 오토 웜비어가 방북하기 이전부터 이 호텔 5층은 외국인들 사이에서 유명했습니다.

호텔 엘리베이터에 5층 버튼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 층에는 무엇이 있을까 싶어 외국인 관광객들 중에는 5층 탐험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문이 잠겨 있어 알아내진 못했습니다. 웜비어는 이 미스터리한 공포의 5층에 가서 구호판을 뜯어낸 것이죠. 그렇다면 이 5층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제가 오늘 처음 밝히는 사실인데, 국가보위성 화학처 소속 도청 담당보위원들이 있습니다.

통신처도 아니고 화학처가 뭐냐고 하실 수 있죠. 그런데 북한에선 도청을 화학처가 담당합니다. 보위성 화학처는 말 그대로 화학무기에 대처하는 부서처럼 보이지만, 요즘 화학무기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래서 명칭은 화학처로 쓰면서 두 가지 기본 임무를 담당합니다. 하나는 폭발물 제거이고, 다른 하나는 도청 담당 업무입니다.

도청 담당 업무라 하면 각 기관에 파견된 보위원이 요청할 경우 도청기재를 제공해주거나 혹은 감시대상이나 기관에 감청기재를 설치해 주고 직접 도청까지 담당합니다.

북한의 호텔들에는 화학처 소속 담당보위원이 한 명씩 무조건 나갑니다. 고려호텔이나 양각도호텔처럼 외국인들이 많이 드나드는 호텔에는 한 명이 아니라 무조건 여러 명이 있겠죠. 그러니 여러분들이 평양에 가서 호텔방에 들어간다고 하면 무조건 방마다 도청기가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명심하십시오. 여러분들의 모든 대화는 녹음되고 도청이 됩니다.

그럼 몰카도 있을까요? 솔직히 호텔에서 목욕은 당연히 해야 하는데, 남자는 몰라도 여성들은 몰카가 있다고 하면 그야말로 끔찍한 일이죠.

그런데 도청은 북한의 모든 방마다 한다고 생각하시면 되는데, 몰카는 당연히 하진 않습니다. 물론 경우에 따라 설치할 수도 있으니 이건 없다고 제가 장담할 수는 없고, 케이스 바이 케이스입니다. 그러니 북한에 가기 전에 인터넷에서 몰카 찾아내는 방법 꼭 찾아보고 떠나십시오.

요즘엔 휴대전화 손전등을 켜서 찾는 방법이 많은데, 북한에 가면 휴대전화를 압수당할 수도 있으니 다른 방법도 잘 공부해서 가십시오.

솔직히 북한이 어떤 나라입니까. 돈이 있으면 몰카도 분명 다 설치했을 겁니다. 몰카가 광범위하게 도입되지 못한 이유는 당국에서 해당 기관에 몰카 살 돈을 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돈을 주며 설치하라고 하면 했겠지만, 북한의 대다수 기관이 그렇듯이 이 강도같은 체제는 보위원들이 감시 장비도 다 자체로 해결하라고 합니다. 보위성 스스로 벌어 몰카까지 사야 하는데 보위원들이 무슨 그런 일에 열성을 부리겠습니까. 솔직히 몰카 살 돈이 있으면 다 자기들이 떼어먹지 않을까요.

보위성 화학처가 도청 담당 부서라고 했는데, 보위성에는 감청을 담당하는 또 다른 부서가 있습니다. 바로 보위성 11국입니다. 화학처가 도청기재를 설치 및 도청하는 부서라면 이 11국은 외국과 연계되는 통신기재들을 전문적으로 잡아내고, 통화, 메신저 등을 적발해내는 부서입니다. 임무가 좀 다르죠?

화학처는 내부에서 호텔은 물론 간부들의 통화를 도청하는 업무를 하지만, 11국은 해외와의 연계망을 찾아내는데 포커스를 맞춥니다. 탈북민들이 북에 전화를 할 때 이를 찾아내서 잡는 부서가 11국입니다. 이들 역시 독일산 등 최첨단 전파탐지기를 구입해 국경 지역을 돌면서 불법 신호가 나타나는지 감시합니다. 요즘엔 설비가 좋아서 한국과 통화하면 5분 안에 들이닥친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들 산에 올라가 사는데, 요즘엔 산에 올라가는 것도 감시가 심해 쉽지 않습니다.

국경 지역 주민들 속에선 보위성 전파탐지기가 통화 내역까지 다 듣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건 겁을 주느라 보위성에서 소문을 낸 것입니다. 물론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오늘 저 집에서 9시에 통화가 된다는 확실한 정보가 있으면 지향성 안테나로 그 집을 딱 조준하고 있으면 통화내역까지 잡힌다고 합니다. 그런 경우는 드물지만, 어쩌다 적발한 것을 놓고 협박하니 주민들은 다 도청되는 것 같아 겁을 내는 겁니다.

참고로 요즘 북한에선 김정은이 하도 외부에 정보가 새나가지 못하게 하라고 최근 발광을 하는 바람에 외국과 연계되는 선을 잡으려고 보위성이 눈에 핏발이 돼 있습니다.

보위성도 바보가 아니니 관내에 돈을 전달하는 브로커 등 중국 전화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평시에 많이 알고 있습니다. 다만 뇌물을 받고 모르는 척 하던 것이 이제는 자기들도 급하니 이들을 잡아 들여서 흥정을 합니다. 과거의 행동은 용서해줄 테니 앞으로 연결되는 선만 말하라고요. 말 그대로 이중첩자 생활을 강요하는 것인데, 북한 브로커들도 가족도 있는 몸이니 응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탈북민들이 이 유튜브 보신다면 지금은 북한과 연락을 하지 마십시오. 오랫동안 거래했던 북한 브로커라 하더라도 지금은 믿으면 안 됩니다. 특히 그쪽에서 먼저 연락이 오는 경우라면 더욱 의심을 해야 합니다. 설마 하다가 가족들을 죽일 수도 있습니다. 오늘 북한의 도청 관련 주제는 여기서 마치려 합니다.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