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보다 배꼽이 훨씬 더 커진 탈북민 지원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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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하 2022.03.23 17:12


오늘 시간에는 ‘김정은의 꿈, 코로나가 이뤄주다’는 주제, 그리고 새로운 시대에 탈북민 정책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에 대해 말씀드릴까 합니다.

2020년 초부터 발생한 코로나로 전 세계에서 많은 피해자들이 생겼습니다. 사망한 분들이 제일 안타깝고, 그리고 코로나 방역 때문에 여행업계 종사자, 자영업자 등이 많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이 바로 한국에 오려던 탈북민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정말 망연자실할 정도인데, 왜 그렇게 말할 수 있는지 설명드리겠습니다.

2021년에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이 몇 명이나 될까요? 아직 4분기 통계가 나오지 않았는데, 3분기까지 48명에 불과했습니다. 3분기에는 12명이 들어왔는데 4분기는 그보다 적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4분기에 3분기 숫자만큼 12명이 들어왔다고 봐도 결국 한해 입국자가 60명에 불과하다는 답이 나옵니다.

탈북민 입국 60명은 정말 말도 안 되게 적은 숫자입니다. 제가 자료를 쭉 봤는데 1996년에 56명, 1997년에 86명이 입국했습니다. 그러니까 작년 입국한 탈북민 숫자는 1996년 이래 최저, 25년 만에 최저 수준이라는 뜻입니다.

탈북민이 가장 많이 들어왔던 해는 2009년인데 이때 2914명이 입국했습니다. 불과 12년 만에 탈북민 숫자가 50분의 1로 줄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입국한 사람들의 상황을 보면 지금 중국에서 입국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러시아, 유럽, 아프리카 이런 곳에서 귀순했을 경우 한국에 입국할 수 있는데 중국을 거쳐 동남아로 넘어가 오던 기존의 대량 탈북 루트는 사실상 막혔습니다.

지금 코로나 때문에 중국의 통제가 너무 강화돼서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성, 지역별 이동이 철저히 차단되고, 탈북을 돕기 위해 중국으로 들어가도 운신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애로를 넘어 동남아로 갔다고 해도 코로나 때문에 받아주지 않습니다. 물론 넘어가서 한국 대사관 들어가면 방법이 있겠는데, 제일 중요하게는 중국에서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 같습니다. 그런데 중국에서 움직이기 어려우니 북에서 넘어올 생각을 못합니다.

이미 중국에 결혼 등으로 남아있던 탈북민은 올 사람은 거의 왔다고 봅니다. 현재 중국에 남아있는 탈북민은 제 개인적 추산으로 5000명도 안될 겁니다. 그런데 이들은 결혼해서 아이도 있고, 신분문제도 해결하고 등의 이유 때문에 한국에 오지 않고 현지에 그냥 머물러 살기로 작정한 사람들이 태반입니다. 그래서 오래 전에 중국에 넘어왔다가 이제 한국으로 올 수 있는 탈북민은 많지 않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을 보면 북한에서 탈북해 오는 신규 탈북민이 많은데, 중국이 꽉 막히니 브로커들이 북에서 탈북을 시킬 엄두를 못 냅니다. 물론 지금 북중 국경이 얼마나 폐쇄됐는지 제가 이미 많이 말씀드렸습니다.

북한은 국경 1~2㎞에 완충지대를 만들어놓고 안에 들어오면 사살하고, 철조망 완전히 재정비했고, 지뢰까지 깔았다고 제가 말씀드렸습니다. 중국은 굵은 쇠 철망을 치고 가시철조망까지 위에 두른 높은 신규 철조망을 치는데다 CCTV까지 잔뜩 깔았습니다. 그래서 지금 압록강 두만강 넘기는 이제 군사분계선 넘어오는 것만큼 힘들어졌습니다. 탈북이 봉쇄됐다는 말은 제가 수차례 했습니다. 그럼에도 중국까지 오면 한국에 올 수 있는 희망이 있다면 목숨 걸고라도 오겠는데 중국이 막히니 못 오는 겁니다.

이런 상황 누가 좋아하겠습니까. 바로 김정은이 제일 좋아할 겁니다. 김정일이 2008년 8월 뇌졸중으로 쓰러졌다가 그해 10월 회복한 뒤 “내가 얼마 오래 살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그때부터 아들에게 권력을 넘겨주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넘겨준 것이 바로 비밀경찰인 보위부였습니다.

보위부를 넘겨받은 김정은은 자기의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아버지에게 “탈북을 막겠다”고 공약했습니다. 당시는 탈북의 흐름이 최절정에 달할 때여서 2006년에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이 2000명이 넘었고 2008년엔 2800명이 됐습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 때였습니다.

김정은이 1998년 스위스에서 자기를 돌봐주던 이모와 이모부, 외사촌 3명이 탈북하면서 배신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는 말씀도 이미 드렸습니다. 아무튼 김정은에게 탈북이란 참을 수 없는 자신에 대한 배신이었습니다. 탈북을 대하는 태도가 김정일과 완전히 달랐습니다.

처음에는 국경에 병력을 증강하고 처벌하고 했지만 끝내 막지 못해 결국 경비대가 탈북시켜달라는 청탁과 함께 뇌물을 받으면, 그걸 신고할 경우 뇌물도 다 주고 입당도 시켜주고 대학도 보내준다는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걸었습니다. 그래서 2~3년 뒤엔 돈이 있어도 경비대를 신뢰할 수 없어 탈북이 확 줄었다 이런 이야기도 제가 유튜브를 통해 여러 차례 했습니다.

그럼에도 탈북 증가세는 꺾였지만, 2019년까지 매년 1000명이 넘는 탈북민이 입국했습니다. 그런데 이 숫자가 코로나가 터지면서 거의 100명 밑으로 내려갔습니다. 2020년에 229명이 입국했는데, 입국자는 코로나 터지기 전인 1,2월에 집중돼 있고 그 뒤에는 확 줄었습니다. 작년에는 60명 정도니 거의 탈북이 막혔죠.

지금까지 이야기는 탈북이 어렵다는 주제로 제가 여러 번해서 제 유튜브 애독하시는 분들은 아실 것인데, 오늘은 이제 우리는 탈북민이 수백 명인 상황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왜냐면 탈북민 내세워 새는 예산이 너무 많다는 점 때문입니다.

오래 전부터 탈북민 사이에선 “탈북정착예산이란 명목을 내걸고 돈은 한국 사람들이 다 가져간다”는 불만이 많았습니다. 지금 한국의 탈북민 관련 정책은 매년 3000명 이상 들어온다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졌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제2하나원인데, 당시 한해에 3000명 가까이 들어오고, 매년 몇 백 명씩 계속 늘어나니 이거 지금 있는 안성 하나원 시설로 부족하겠다, 몇 년 뒤엔 한해 5000명이 입국할지 모르겠다 싶어 화천에 남자 하나원 하나 더 만들었습니다. 즉 우리가 현재 보유한 하나원 탈북민 입소 능력은 5000명 정도에 맞춰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화천 하나원만 봐도 몇 년 전까지 직원만 계약직 포함해서 50명이 넘고 한해 예산 250억 원을 썼습니다. 다 탈북자 정착지원 예산입니다. 지금도 이것보다는 못해도 200억 원은 쓰지 않을까요. 20~30명을 위해 200억 쓴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안성 하나원도 연 2000명은 수용이 가능한데 거기도 텅텅 비었습니다.

지금 분기에 10명 남짓 오니 안성에 3~4명, 화천에 3~4명 보내고 그 큰 하나원 2개 놀립니다. 양쪽 하나원 종사자만 100명이 넘을 듯 한데 말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하나원에서 일하는 분들은 “저 주성하가 우릴 무직자 만들려하냐”며 절 미워할지 모르겠지만, 대개 공무원들인데 다른 일을 하면 되죠.

이렇게 말하면 또 “코로나는 일시적 현상이기 때문에 코로나 끝나 다시 탈북자들이 몰려오면 어떻게 하냐”고 반문할 분도 있을 겁니다. 제가 보건대 5000명 올 일은 앞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희박합니다. 500명 정도 수용 능력만 남겨도 충분합니다. 만약에 5000명 온다면 그때 다시 확충해도 되지 일어도 안 날 일을 예상해 언제까지 세금 낭비할 겁니까.

어디 하나원 뿐입니까. 가령 전국에 하나센터도 20여개가 있고 센터마다 10명 넘게 있습니다. 원래 하나센터는 새로 그 지역에 전입하는 탈북민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만든 것이 주요 목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지역은 1년이 돼도 새로 오는 탈북민이 없습니다. 서울도 집이 남는데 누가 지방에 갑니까. 그러니까 하나센터의 임무가 그 지역에 이미 사는 탈북민의 정착을 돕는다 이런 방향으로 옮겼는데, 이게 맞는 방향입니까.

이미 정착한 탈북민은 어느 정도 지원하고 끝내야지 언제까지 돌봐야 합니까. 잘 정착한 탈북민은 정부의 도움 받을 일이 없는데, 정착 잘 못해 계속 도와달라는 탈북민 일부를 위해 언제까지 행정력과 세금을 축내야 합니까. 정착 잘한 사람은 못 받고, 정착 잘 못한 사람은 계속 도움 받고 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맞지 않고, 정착에도 방해가 됩니다.

코로나 시대, 이제 구태연하게, 관성적으로 진행되던 탈북민 정착 제도를 다시 정비해야 합니다. 탈북민이 못 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건 그것이고 세금 낭비는 막아야죠.  제가 탈북민인데, 탈북민에게 돈을 더 쓰라고 못할지언정 세금 낭비 막으라니 오해하는 분들이 많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탈북민이 진짜 혜택 받는 것은 그대로 두면 됩니다. 문제는 탈북민 정착지원 예산이 허튼 용도로, 허튼 사람들이 쓰니 하는 말입니다. 한국 사람들이 정착지원 예산만 보면 탈북민에게 이렇게 막대한 돈이 드냐고 놀랄지 모르겠지만, 그중 탈북민이 실질적으로 혜택을 보는 것이 몇 퍼센트나 됩니까. 코로나 시대, 새 정부가 출범하면 탈북민 지원 제도도 다시 한번 손을 제대로 보기를, 탈북민의 한 사람으로 촉구합니다.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